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 협정식 주재를 조건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하겠다는 뜻을 알렸다고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10월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이 같은 조건을 달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28일 태국과 캄보이아가 휴전하는 데 자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이 자리를 자신을 ‘평화의 최고책임자’로 부각하는 기회로 여긴다.

이 관계자들은 백악관이 이 행사에서 중국 관리들을 배제할 것을 정상회의 주최 측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중국을 배제해 트럼프에게 관심을 집중시키고, 두 국가 간 중재에서 중국 역할을 축소시키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백악관은 참석 조건을 달았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행정 관리는 “대통령이 평화 협정을 논의하고 있지만, 정상회의 참석 조건으로 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국제적 평화 중재자로 인정받으려는 캠페인은 미국 외교 정책의 한 축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받고 싶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 달 말 다른 사람이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 미국에 큰 모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10일 발표된다. 노벨위원회 사무국장 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켄은 AFP와 인터뷰하며 “(트럼프의 압박 등은) 위원회 내부 논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