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계엄이 과연 통치 행위인가"

"That this nation, under God, shall have a new birth of freedom — and that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민주주의를 선언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중 일부이고, 전체 연설문의 핵심 요지로 평가받고 자주 인용되는 구절입니다.

긴 연설문 중 위 대목이 지금도 평가받고 회자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민주주의 국가로 정의될 수 있는 기본 요소, 즉 '권력의 소재', '권력 행사의 주체', '권력 행사의 지향점'을 모두 밝히고 있으면서도, 중요 순서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천부인권에 대한 존중 이념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둔 국가 체제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합의'의 기본 내용인데, 가중 중요한 첫째가 권력의 소재에 대한 합의이고(of the people), 둘째 전제가 권력 행사의 주체이며(by the people), 셋째가 권력을 행사하는 지향점(for the people)이라고 링컨은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티스버그 연설 속의 위 이념은 비단 미국 사회 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한 대부분의 현대 국가들이 자국 헌법을 통해 확인하고 있고, 대한민국 역시 헌법 제1조에서 이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어떤 개념도 '민주주의'라는 상위 국체 개념의 하위 조직 운용 형태에 불과한 이상, 대한민국이 '대통령제'를 두고 있는 나라이고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이유로, 민주주의 사회만이 가질 수 있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가져야 할, 복잡한 논의(합의) 구조를 함부로 생략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사이비 종교화된 집단 레밍주의에 아무리 화 난다고 해서, 세상 어느 시대나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만에 기대어 화석화된 전국시대 한비자의 법가 사상을 대중들에게 쉽사리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합니다.

글. 법무법인 코리아 손중석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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