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날개 단 천사 키아누 리브스가 궁금하다면…빈부 전복 코미디, ‘굿 포츈’

2026-01-06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늘 아래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두 남자가 있다. 유색 인종인 아지(아지즈 안사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최빈민층이다. 배달부터 운전까지 심부름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오는 의뢰를 닥치는 대로 받지만 돈이 모이지 않는다. LA에 올 때는 다큐멘터리 편집자를 꿈꿨건만,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다”는 걸 매일 깨닫는다.

제프(세스 로건)의 세상은 다르다. 백인 백만장자인 그의 통장에는 숨만 쉬어도 이자가 쌓인다. 친구들과 용감히 벤처 사업에 뛰어들어 ‘자수성가’했다는 자부심은 그의 빛나는 트로피다. 물론 첫 사업 자금을 모으는 데엔 집안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그다음부터는 엄연히 제 ‘노력’의 결과다. 올해 생일 파티는 또 어떻게 성대히 열까, 고심하는 게 근래 제프의 최대 고민이다.

영화 <굿 포츈>은 경제적 계급도, 인종도, 살아온 배경도 다른 두 남자의 삶이 한순간에 뒤바뀌는 얘기다. 주인공 아지를 연기한 아지즈 안사리가 쓰고 연출했다. 그는 넷플릭스 코미디 드라마 <마스터 오브 제로>와 다수의 스탠드업 공연으로 얼굴을 알린 인도계 미국인 배우 겸 코미디언이다.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일 거라는 건, 포스터에서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예상할 수 있는 바다.

‘상반된 두 사람의 처지가 바뀐다’는 설정은 <프리키 프라이데이> 등 무수한 영화·드라마가 변주해 온 설정이다. 안사리 감독은 비현실적이면서도 뻔한 클리셰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데 큰 힘을 들이지 않는다. ‘천사의 도시’ LA에 어리바리한 하급 천사 하나를 소환할 뿐이다.

삶을 비관하는 아지를 본 천사 가브리엘(키아누 리브스)은 그를 위로하기 위해 잠깐 제프의 삶을 살게 한다. 의도는 ‘아, 부자도 별거 없네’를 느끼게 하려는 거였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천사의 순진한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 “별거 없지? 이제 원래 삶으로 돌아가자”는 천사의 제안에 아지는 콧방귀를 뀐다. “싫다면?” 맙소사, 예상치 못했던 바다. 가브리엘은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제프의 원망과 상급 천사 마사(산드라 오)의 질책 속에 어떻게든 아지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굿 포츈>의 매력은 의도된 허접함에 있다.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맡은 가브리엘 캐릭터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하급 천사인 그의 작은 날개는 칠면조와 거위 깃털을 혼합해 만들었다는데, 아무리 봐도 아이들이 천사 분장을 할 때나 입을 핼러윈 소품처럼 보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콘스탄틴>, <존 윅>의 ‘그 키아누 리브스’가 장난 같은 날개를 달고 온화하게 웃으며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걸 보고 있자면, 코미디 쇼 SNL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분명 조악한데, 묘하게 그 맹한 웃음에 매료된다.

안사리는 유쾌하게 반문하는 톤을 살린 대사를 펼쳐 보인다. 초단기 일자리 노동자의 고됨을 비추고, 돈이 전부가 되어버린 세상을 씁쓸히 조명하면서도 영화는 가볍고 산뜻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길거리를 전전하는 제프가 며칠도 지나지 않아 “사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게 말이 되냐!”며 폭발하는 것이나 그 곁에서 최저의 삶을 함께한 가브리엘이 ‘흑화’하는 것은 예상 가능한 전개다. 그래도 영화에서만 가능한 전복은 여전히 통쾌하다. 잔잔히 키득거리다 보면, 세 주인공에게 정이 들어버리는 것도 금방이다. 7일 개봉.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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