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국면에 새학기 학교 안팎 혼란 반복
흔들림 없는 교육 정책 추진 기관 전무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탄핵 국면에 교육계가 혼란스럽다. 교육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4년제 일반 대학의 70%가량이 등록금을 올렸고, 학교 채택률이 33% 수준에 불과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풀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의과대학 정원 증원의 논란 수위는 지난해 수준으로 회귀했고, 최근 중국이 개발한 '딥시크(DeepSeek)'가 주목을 받으면서 '우리 교육은 뭐했냐'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돌아보면 논란의 중심에는 '정치'가 있었다. 2025년 새학기부터 학교가 '정치적'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형국이다.
오는 4월 치르는 '2025년 부산교육감 재보궐' 선거에서도 보수와 진보 후보간 단일화 논쟁만 있을 뿐 교육을 어떻게 끌어가겠다는 밑그림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에도 정치가 있다.
어수선한 새학기 학교 분위기 속에서 다양성을 위한 교육이 주목을 받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의대 쏠림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입시 과열을 해소하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AI 등 첨단분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안 등으로 제시된 것이 '다양성'을 가진 인재 확보였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물론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교육정책을 수립하자는 움직임은 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5년 임기 내에서 다루기 어려운 중장기 교육 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출범하며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회적 합의기구로 숙의성과 민주성, 다양성 등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교육 과제를 풀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출범부터 현재까지 제 역할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국교위 전신인 국가교육회의는 당시 '정시 확대' 논란을 계기로 스스로 존재의 필요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전 정부에서 결정한 정시 비율 30%에서 40%로의 확대는 재수생 등 'N수생'을 양산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받고 있다.
현정부 국교위는 다양성 자체를 삭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교위 전문위원회에서 고교평준화 폐지, 고교 내신 외부 평가, 수능 이원화 방안 등 대입에 절대적 영향을 끼칠 사안을 일부 의원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논의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탄핵과 같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교육 정책을 기대할 기관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입맛에 안 맞는 사람이라고, 우리편이 아니라고 언제까지 몰아내는 교육을 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딥시크는 고사하고, 미래를 기대할 수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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