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더 가깝게? 유료 소통이 가져온 피로감의 이면 [기자수첩-연예]

2024-11-16

버블, 위버스, 프롬 등 연예인과 팬 간의 유료 소통 플랫폼은 이제 연예인에게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팬덤 기반 유료 소통 플랫폼은 메시지를 연예인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사적 대화를 나누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팬덤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아이돌 뿐만 아니라 각 플랫폼들은 일찌감치 배우들까지 입점시켜 영역을 확장해 나갔고 최근에는 배우 전용 소통 플랫폼 하이엔드도 출시됐다.

소통의 일상화는 팬들에게 팬덤의 결속력 강화, 팬과 연예인과 친밀감을 선한다. 연예인에게도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직접적인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또한 추가적인 수익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소통의 일상화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우선, 소통의 상업화로 인한 부담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팬들이 구독료를 지불하는 구조는 소통을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닌 일종의 '유료 서비스'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일부 팬들은 자신이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느끼면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는 아티스트에게 소통의 의무감을 심어주며, 자연스러운 교감보다는 강제적이고 형식적인 소통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최근 데이식스 도운이 "유료 서비스이기에 그만큼 서비스를 제공했어야 했다. 하지만 뜸하게 활동을 했고 자주 여러분에게 (소통을) 잘하지도 못했다. 계속해 나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버블을 중단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스스로를 좀 챙겨야 하는 상황. 하지만 걱정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해야 개인적으로 더 건강하게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도운의 사례는 연예인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아티스트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부 팬들은 응원과 격려를 넘어, 사적인 요구를 하거나 성희롱, 비난과 같은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예인들은 유료 소통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는 성희롱이나 선 넘은 비난들로 인해 감정적으로 지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아티스트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팬들과 교감하려는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며,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소통 플랫폼 자체에 감정적으로 지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앞서 에이핑크 정은지가 건강한 의도와 다르게 과몰입해 특정 장소에 찾아오는 팬들이 있다면서 더 이상 유료 플랫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같은 상황은 아티스트 보호 시스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유료 소통 플랫폼은 팬과 아티스트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제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들은 이 플랫폼이 단순히 상업적 도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플랫폼과 소속사, 팬들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소통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 연예인을 단순한 '소비' 대상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독립적인 개인으로 인식하도록 팬덤 문화의 성숙과 시선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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