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한계···백화점 생존 위해 '콘텐츠 플랫폼' 변신

2025-09-11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적 하락을 겪고 있는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기존 '명품 중심' 매출 전략에서 벗어나 여행·외식·카페·콘텐츠 수출 등으로 사업 모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시도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 4사의 2분기 실적은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7862억원의 매출을, 신세계백화점은 2.1% 감소한 6285억원의 매출과 함께 13% 줄어든 7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5901억원(–3.6%), 영업이익 693억원(–2.3%)을 기록했고, 갤러리아백화점은 1269억원 매출과 49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각 사는 기존의 고급 브랜드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체질 개선에 돌입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자체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VIA SSG)'와 통합 쇼핑앱 '비욘드신세계'를 론칭하며 고소득층을 겨냥한 여행 콘텐츠 시장에 진출했다. 건축가 유현준과 함께하는 이탈리아 건축 투어,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뉴욕 카네기홀 패키지 등 초프리미엄 맞춤형 상품을 선보였으며, 해당 이용 실적은 백화점 VIP 등급에 반영되도록 설계됐다.

현대백화점은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를 론칭해 더현대 서울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자체 콘텐츠 수출에도 나섰다. 일본 도쿄 파르코에 정규 매장을 오픈했고 오는 10월에는 대만 신광미츠코시 백화점에서 국내 백화점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연다. 자체 기획 상품(K-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이 핵심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싱가포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서울 주요 거점 매장 3곳(본점·청담·잠실)에 입점시켰고 온라인 브랜드관을 함께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연계 소비를 노리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외식 포트폴리오에 주력 중이다.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누적 방문객 450만명을 돌파했으나 최근 수익성 저하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은 스타벅스 등 외부 유통 채널 입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장 재정비를 통한 고급화 전략도 본격화됐다.

신세계는 본점 재건축을 완료하고 지난 4월 '더 헤리티지'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11월에는 본관을 '더리저브', 내년에는 신관을 '디에스테이트'로 리브랜딩한다.

롯데는 잠실 본관을 중심으로 '롯데타운' 프로젝트를 강화 중이며 현대백화점도 청주점과 중동점 리뉴얼을 단행하고 더현대 서울에 미우미우·셀린느 등 프리미엄 브랜드 입점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 반등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신사업을 실험하는 분위기"라며 "백화점은 더 이상 판매 공간에 머물 수 없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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