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대안으로 떠오른 '막걸리', K푸드 열풍 타고 해외로

2025-02-20

정부, 전통주산업 육성 본격 속도

쌀 대량 수요처로 활용‧부가가치 증대

현지 수요 증가…막걸리업계, 수출국 확대

정부가 쌀 소비에 대한 대안으로 ‘막걸리’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막걸리업계가 올해 해외 진출에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업계 안팎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푸드 열풍을 타고 막걸리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커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쌀 소비 부진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전통주산업을 육성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매년 대규모로 투입하기보다 전통주산업을 키워 쌀의 대량 수요처로 활용하고 쌀의 부가가치를 증대하자는 주장이다.

전통주는 도수가 높은 증류주(전통소주)의 경우 1리터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료 쌀의 양이 거의 1㎏에 달하는 등 쌀 소비량이 큰 가공식품이다. 떡을 포함한 다수의 쌀 가공식품에 비해 유통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판매에 대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덜하다는 장점도 크다.

여기에 정부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혼술 등의 새로운 주류문화를 창출하면서 와인, 양주, 사케에 이어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어 우리나라 전통주의 제2의 부흥을 통한 쌀 소비촉진을 시도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 막걸리 수출액은 지난 2022년 256만달러에서 2023년 276만달러로 7.9% 증가했다. 쌀 기반의 유산균이 함유된 건강 주류로서의 이미지와 저도주 트렌드, 한류가 맞물리면서 현지에서 수요과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막걸리 업계는 최근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영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해외 시장은 K소주와 함께 과일 소주 인기가 높은 상황인데, 막걸리까지 K주류 트렌드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지평주조는 올해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들이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지평 프레시’와 ‘지평달밤’을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뉴저지,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의 아시안 마트와 식당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지평주조는 현재 한인이 밀집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온라인 플랫폼과 리테일 채널로 판매망을 확대, 현지 주류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막걸리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자연적으로 발효된 건강한 주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를 넘어 현지 소비자들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주류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막걸리 업계 1위 서울장수도 미국·호주·중국·일본 등 30여개국에 장수막걸리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판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순당 역시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브랜드의 전통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일본·중국 등을 중심으로 60여개국으로 막걸리 제품들의 수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교민이 많은 국가를 시작으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로컬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순당 생막걸리’는 지난 2009년에 생막걸리로는 국내 막걸리 업계 최초로 미국에 수출된 이후 꾸준하게 해외시장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도 건강 기능성을 고려한 유산균 제품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에도 막걸리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 정책이 전통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통주의 글로벌 홍보와 해외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전통주 업체들 역시 해외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분위기다.

앞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바탕으로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쌀 등 국산 농산물로 빚은 전통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우리 전통주가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정체로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한류 영향으로 한국 막걸리 등 전통주에 대한 관심 높아진 가운데 막걸리 업계의 노력이 더해져 외국인들의 한국 막걸리에 대한 해외 이해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해외 전시회 등에 한국관을 마련하고 해외 현지 온라인 판매 지원에도 힘써주고 있다”며 “한국 대사관 등에서 공식 행사에 건배주 등으로 사용될 경우 해외 인지도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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