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가 본업 외 사업들을 정리하며 본업 경쟁력 제고와 비용 절감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올해 사업구조 재편 성과 가시화와 함께 '블랙핑크'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본격적인 활동에 힘입어 이익 개선 성공 및 주가 모멘텀(상승여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31분 기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1000원(2.07%) 오른 4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올 들어 11% 올랐으나 여전히 주가는 4만8000원~5만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박스권에 갇힌 건 2023년 4분기부터 시작된 실적 부진 때문이다. 당시 실적 의존도가 높은 '블랙핑크'의 부재와 자회사의 이익 악화 등에 같은 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94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4%, 97.6% 하락했다.
부진한 흐름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1분기 영업 손실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한 뒤 3분기까지 연결 영업적자 36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더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에도 58억원 규모의 손실을 전망, 연간 이익 적자가 예상된다.
실적에 대한 실망감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2023년 5월30일 종가 기준 9만5200원을 달성한 이후 하락세를 타더니 지난해 12월30일 4만5800원으로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는 52% 빠졌다. 특히 지난해 9월9일 장 중 2만9950원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와이지엔터는 사업구조 재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7일 회사는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업무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소속 배우들은 김희애, 차승원, 유인나 등 24명으로 회사는 배우들의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와이지엔터는 그간 케이(K)팝 사업 외에도 외식, 드라마제작, 패션 등 다양한 영역으로 계열사를 늘려갔다. 지난 2007년 YG스포츠(현 그린웍스) 신설을 시작으로 2014년 음악 플랫폼 운영 대행 및 음원·음반 제조 등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상장 자회사 YG플러스를 설립했다.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일본·아시아 등 해외 법인(100%)을 출자, 댄스 매니지먼트와 아카데미 사업을 영위하는 YGX(지분 88%),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플렉스(지분99.86%)도 만들었다. 이후 YG플러스 중심으로 음악 외 인베스트(투자업),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화장품업), YG푸드(요식업), 내추럴나인(의류업) 등 비 주력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들의 사업성이 악화되자 와이지엔터는 부실 기업들을 연이어 정리하기 시작했다. 2022년 YG푸즈, 2023년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과 그린윅스 청산에 이어 지난해에는 스튜디오플렉스 지분 약 59.5%를 매각하기로 했다. 같은 해 레이블 YGX도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스튜디오플렉스는 1000만원의 순익을, YGX는 7억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 계열사는 상장사 1곳, 비상장 15곳으로 이중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곳은 단 8곳에 불과했다. 2024년 계열사 정리로 비상장사는 13곳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사업 구조 재편 노력이 올해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와이지엔터는 적자 사업인 YG푸즈 매각과 콘텐츠 제작 부문의 청산 결정으로만 연간 영업이익 개선 폭을 100억원 가까이 늘린 바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과 베이비몬스터의 월드투어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본업 활동과 맞물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몬스터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하반기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2024년의 낮은 기저와 함께 큰 폭의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본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종료하는 등 비핵심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음악 사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달 리포트를 내놓은 증권사 6곳 중 3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들의 상향 목표주가 평균치는 5만7000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와 괴리율은 2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