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사업 접은 YG의 ‘결단’이 부를 결과 [D:이슈]

2025-01-22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정리하면서 ‘본업’인 음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김희애, 차승원, 이성경, 장기용 등 굵직한 스타 배우 24명 가량이 이 소속되어 있지만, 사실상 기대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시각이 많다.

YG가 처음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한 건 2002년 박한별, 구혜선을 영입하면서다. 이로부터 3년 후 음반 기획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잠시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이 주춤했지만 구혜선이 출연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성공으로 다시 해당 사업이 활력을 되찾았다.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성공 이후 YG는 화장품, 외식, 스포츠, 드라마 제작에 이르기까지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군살 빼기’ 작업에 돌입했다. 2022년엔 식품 업체 YG푸즈 청산, 2023년엔 골프 서츠시 제공 업체 그린웍스 매각, 지난해에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플렉스 지분 매각에 이어 댄스 매니지먼트와 아카데미 사업 레이블 YGX도 청산했다.

배우 매니지먼트 역시 실적 기여도가 워낙 낮았던 터라 YG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문별 매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YG는 로열티부문에서 205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8%에 그친다. 로열티부문 매출에는 가수 외에 배우 매니지먼트 수익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음악서비스와 콘서트공연부문의 MD(머천다이즈, 굿즈)부문의 합산 매출 비중은 60%를 넘어선다. 즉 수익성이 낮은 매니지먼트 사업은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인 음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결정이다.

이 같은 결정엔 한때 엔터 업계 1위까지 올랐던 YG가 지난해 매출 적자까지 기록하는 등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YG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83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 적자는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엔터 빅4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올해는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등 완전체 활동과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첫 월드투어, 15주년 기념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투애니원(2NE1)까지 기존 IP 활성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장 실적 부진 해소는 가능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IP개발이 없어, 블랙핑크 등 기존 IP에 의존하는 것에 따른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비판이 따른다. 실제로 YG는 타 대형 기획사 대비 ‘캐시 카우’ 역할을 해줄 그룹이 취약한 실정이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 군입대로 공백기를 가졌던 당시에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투어스, 보이넥스트도어, 뉴진스, 르세라핌, 아일릿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성공을 거뒀고, SM 역시 에스파, 라이즈, NCT 위시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세대교체를 이뤘다. JYP도 데이식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엔믹스 등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YG도 베이비몬스터를 이을 ‘원석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우 사업 종료를 통해 확보된 자원을 가수 육성 및 음반 제작에 투자하면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 글로벌 시장 공략 등에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YG는 내달 7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원석 발굴을 위한 전국 투어 오디션을 개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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