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대의 기록이자 삶의 흔적으로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개관 80주년을 맞아 15일 서울 서초구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 특별전을 선보였다. 전시는 12월 14일까지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그동안 수집·보존해 온 국보, 보물, 초판본 등 200여 종을 정리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 책과 함께하는 여민(與民), 스스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시민(市民)으로 성장하는 서사를 담은 전시”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도서관의 보물들이 오랜만에 외출했다. 개막일인 15일 ‘동의보감’ 원본이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관람객 앞에 섰다. 또 보물 ‘석보상절’과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원본도 최초로 전시됐다. 다만 유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남은 전시 기간에는 영인본으로 선보인다.


전시실에서는 시대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 책 문화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석보상절로 대표되는 ‘인수대비의 책장’과 규합총서 등 ‘규방 여성의 책장’에서 ‘해방된 대한 국민의 책장’ ‘노동자의 책장’ ‘고뇌 하는 대학생의 책장’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K컬처에 맞게 마지막은 ‘한류 팬의 책장’이다.

전시장 밖 로비에서는 e스포츠팀 T1 소속 ‘페이커’ 이상혁,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등이 직접 선정한 책을 담은 ‘T1의 책장’을 만날 수 있다. 새로운 독자층 발굴을 위해 추진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80주년 기념식도 함께 열렸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축사를 통해 “한국 문화 힘의 근저에는 도서관과 출판이 있다”며 “성공하는 조직의 특징은 안 급한 곳에 더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