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트럼프 회담 앞두고 '희토류 카드' 꺼낸 中
中 "희토류 0.1% 이상 포함 제품도 수출 허가 받아야"
"공급망 강화는 안보 문제"… 트럼프, 관련 기업 투자 확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희토류·핵심 광물 채굴기업들의 주가가 전날에 이어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에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 ▲USA 레어 어스(NASDAQ:USAR) ▲니오코프 디벨롭먼츠(NB) ▲라마코 리소시스(METC) ▲에너지 퓨얼스(UUUU) ▲엠피 머터리얼즈(MP) ▲앨버말(ALB) ▲트릴로지 메탈즈(TMQ) ▲리튬 아메리카스(LAC)등 관련주의 주가는 일제히 오름세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9일 "상품 가치의 0.1% 이상이 희토류일 경우 외국 기업은 반드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희토류 채굴 기술과 희토류 제련 기술, 자성 재료 제조 기술을 사용해 희토류를 가공하거나 생산하는 해외 기업도 허가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 시진핑·트럼프 회담 앞두고 '희토류 카드' 꺼낸 中
미 행정부 관계자는 CNBC에 "백악관과 관련 기관들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사전 예고 없이 발표된 이번 규제는 중국이 전 세계 기술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발표됐다.
희토류는 미·중 무역갈등의 핵심 전선 중 하나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망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산업계는 그동안 중국이 시장을 조작해 해외 경쟁 기업을 압박해왔다고 비판해왔다. 희토류는 미 군수산업과 로봇, 전기차, 반도체, 전자제품 등 핵심 산업의 필수 소재로 꼽힌다.
◆ "공급망 강화는 안보 문제"… 트럼프, 관련 기업 투자 확대
미 국방부는 지난 7월 미국 최대 희토류 채굴기업 엠피 머터리얼즈와 전략적 지분투자를 포함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미국 내 희토류 산업을 지원하기 시작한 첫 조치로 평가된다. 이어 백악관은 리튬 아메리카스와 트릴로지 메탈즈에도 잇따라 투자하며 관련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엠피 머터리얼즈 대변인은 "중국의 조치는 미국의 선제적 산업정책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며 "공급망 강화는 경제안보와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USA 레어 어스와 에너지 퓨얼스는 아직 정부와 공식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에버코어 ISI의 네오 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수출 규제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며 "지난 4~5월 양국이 수출 통제를 주고받으며 고통을 겪었지만, 중국은 정치체제 특유의 '버티기 능력'으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