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 스마트폰 넘어 전기차·로봇으로 영토 확장

2025-11-27

무선충전 기술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전기차와 로봇으로 확산하고 있다. 무선 전력 송수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형 전자기기 충전 이외에는 불가능했던 중대형 기기로 응용처가 확대되는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는 내년 출시하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 일렉트릭'에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한다. 충전기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 없이 전용 플레이트 위에 주차하면 전기차가 충전된다. 스마트폰에서 흔히 본 충전 방식으로, 포르쉐에 따르면 자기장을 통해 11킬로와트(㎾) 속도로 비접촉 충전이 이뤄진다. 포르쉐가 무선충전을 도입한 건 처음이다.

테슬라도 전기차에 무선충전 기능 탑재를 준비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에 무선충전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이버캡은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될 계획으로, 로보택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충전도 스스로 하는 기능이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충전은 초기 전동칫솔부터 시작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로 확산됐다.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로, 편리성 때문에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 됐다.

무선충전의 전기차 확산은 기술 발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기차의 가장 큰 불편함인 충전 문제를 덜어준다는 점에서 채택이 이뤄지고 있다. 케이블을 연결하고 해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없애 편의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자율주행 기반 전기차에 무선충전을 적용하면 자동차가 운전자 조작 없이도 스스로 움직여 배터리를 충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같은 이유에서 로봇에 무선충전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차세대 로봇으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는 배터리 작동 시간이 2~3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는 게 약점인데, 무선충전이 이뤄지면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여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

미국 피규어AI는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인 '피규어 03'에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 기술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차그룹도 무선충전을 적용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충전 업계는 이같은 기술 흐름에 발맞춰 사업을 준비 중이다. 비에이치(BH) EVS와 위츠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전기차 충전기로 라인업 다변화에 나섰다.

BH EVS는 11㎾와 22㎾급 코일 세트를 활용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완속 충전인 11㎾는 전기차 충전에 5~6시간, 중속 충전인 22㎾는 3시간이 소요된다. 시장 수요에 맞춰 공급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위츠는 자기공명 기반 11㎾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했다. 자기공명 무선충전 기술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해 충전 가능 거리가 길고, 패드 위치가 어긋나도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위츠는 KG모빌리티와 협력,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무선충전은 개인 차고가 있어 인프라 확보에 용이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충전 시스템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제 표준이 확립되면 기술 보급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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