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김치에 반한 UAE 왕실…비밀 재료 듣고 진공포장 해갔다 [경주 APEC]

2025-11-03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랍에미리트(UAE) 대표단이 볶음김치의 맛에 반해 대량으로 선물까지 받은 후일담이 전해졌다.

3일 부산 호텔업계에 따르면, 경주 APEC 특별 초청국으로 참가한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 등 UAE 왕실과 대표단은 부산 기장군 아난티 코브에 머물렀다. 왕세자가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PRS)는 약 460평(1540㎡) 규모로, 국내 최대 객실로 알려져 있다.

아난티 측은 대표단의 투숙을 위해 여러 날 밤샘 협의를 진행하며 할랄(이슬람 율법상 허용 음식) 기준 점검, 위생 검사, 시설 보완 등 아홉 번의 시뮬레이션과 열 번의 현장 점검을 거쳤다. 대표단은 특히 볶음김치를 가장 즐겨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관계자는 “대표단 측이 ‘이 볶음김치에 어떤 비밀 재료가 들어가냐’고 묻자, 담당 직원이 ‘정성(a lot of heart)’이라고 답했다”며 “대표단이 흡족해하며 웃었다”고 전했다. 결국 UAE 대표단은 볶음김치를 본국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호텔은 이를 대량으로 진공 포장해 선물로 전달했다.

아난티는 UAE 외에도 미국 등 4개국으로부터 정상 숙소 후보지로 검토됐으며, 경주 행사 기간 부산의 숙박난을 해소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호텔은 APEC CEO 서밋 기간 행사장 내 ‘다이아몬드 스폰서 라운지(VIP 기업인 라운지)’를 운영하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회동 및 선물 교환 자리도 마련했다.

아난티 외에도 필리핀 대표단은 시그니엘 부산에, 브루나이 대표단은 파크하얏트 부산에 머물렀다. 파크하얏트 부산은 브루나이 국왕과 왕자, 외교부 장관을 위해 23~29층 전 객실을 전용 구역으로 운영하며 식사 품질·온도까지 세심히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객실 온도나 욕실 수온·수압을 특정 수치로 맞춰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일부 대표단은 본국에서 전용 식기나 침대, 가전제품까지 공수해왔다”고 말했다.

아난티 관계자는 “경주·부산 행사에 투입된 600명 인력 중 80%가 부·울·경 인력으로, 지역 호텔리어들이 2005년 APEC 부산 회의와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협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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