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바다에서 살아가는 파충류는 산호초 지대에서 서식하는 바다뱀, 그리고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살아가는 바다 이구아나와 먼바다에서 유영하며 생활하는 바다거북이 있다. 그러나 화석기록을 보면 과거 공룡이 살던 시대에는 이들 외에 또 다른 부류의 해양 파충류가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목이 길었던 수장룡과 영화 <쥬라기월드>에 등장해 관객에게 많은 임펙트를 남긴 도마뱀류 모사사우루스, 그리고 돌고래와 비슷한 어룡이 있다. 어룡 중에서 가장 먼저 화석이 발견된 어룡은 이크티오사우루스다. 이번 글에서는 이크티오사우루스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크티오사우루스의 화석 발견
이크티오사우루스의 화석은 19세기에 처음 발견되었다. 오늘날 영국의 해안가인 라임 레지스(Lyme Regis)에서 1814년 영국의 고생물학자이자 화석 상인인 매리 애닝이 형제 조셉 애닝과 함께 거의 온전한 표본을 발견한 것이 처음이었다, 이 해안가에는 쥐라기 초기인 대략 2억 년 전 즈음에 형성된 블루 리아스층(blue lias formation)이 있는데, 매리 애닝과 조셉 애닝은 그곳에서 이크티오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견했다. 이크티오사우루스라는 이름은 1821년 영국의 지질학자 헨리 드 라 베셰(Henry De la Beche) 와 윌리엄 코니베어(William Conybeare )에 의해서 학계에 정식으로 기재되었다.
매리 애닝이 처음 이크티오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견한 이래로 20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크티오사우루스는 총 6종이 학계에 보고되었다. 이 중에서 몸길이가 가장 큰 종은 소메르세텐시스종(I. somers etensis)으로 몸길이가 3미터 정도 되었다고 한다. 똑같은 어룡에 속한 파충류 중에서 대형 종인 쇼니사우루스 같은 경우는 몸길이가 대략 15미터 정도 되었다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이크티오사우루스는 매우 작은 어룡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크티오사우루스의 먹이 먹기
그렇다면 이 돌고래처럼 생긴 파충류는 먹이를 어떻게 먹었을까? 이 파충류는 길고 좁은 주둥이와 뾰족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신체적 특징으로 미루어볼 때 이들은 주둥이로 물속에서 헤엄치는 먹이를 낚아채서 잡아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지느러미는 물속에서 빠른 속도로 유영할 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즉,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헤엄을 치면서 물에서 떠다니거나 헤엄을 치는 먹이를 낚아채서 잡았을 것이다. 이크티오사우루스의 두개골 눈이 위치한 곳에는 큰 공막고리뼈(Sclerotic ring)이 있다. 이 뼈는 악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파충류와 조류에서 보이는 뼈로 눈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크티오사우루스의 공막고리뼈의 지름은 25에서 26센티미터 정도로 측정이 된다고 한다. 이는 상어의 눈보다 더 큰 크기로 아마도 이크티오사우루스는 이 큰 눈을 통해서 어두운 물속에서도 먹이를 잘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파충류들은 무엇을 먹었을까? 몇몇 이크티오사우루스의 복부에는 두족류 벨렘나이트나 물고기의 화석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이를 통해서 이크티오사우루스는 물속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나 오징어, 기타 해양 생물을 잡아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크티오사우루스의 출산

이 돌고래와 비슷하게 생긴 파충류는 어떻게 출산했을까? 독일에서 발견된 이크티오사우루스의 친척인 스테놉테리기우스(Stenopterygius)의 화석을 보면 이 파충류들은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았던 것으로 보인다. 복부에서 새끼의 것으로 보이는 어룡의 화석이 같이 남아있는 화석이 발견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화석을 볼 때 어룡은 주둥이가 길면서도 뾰족하기에 새끼를 통째로 집어삼킨 것이라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렇기에 스테놉테리기우스의 화석은 새끼를 출산하는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 스테놉테리기우스의 친척인 이크티오사우루스도 이와 비슷하게 새끼를 낳았을 것이다.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Ichthyosauria
Böttcher, R. (1990). Neue Erkenntnisse über die Fortpflanzungsbiologie der Ichthyosaurier (Reptilia). Staatliches Museum für Naturkunde.
이수빈 화석 연구가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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