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벌레?…지구의 가장 성공적 정착자

2025-11-06

도심 속 삶이 익숙해진 대다수 사람들은 곤충을 불청객으로 여긴다. 과일에 꼬인 초파리나, 반려견 몸에 붙은 벼룩, 저녁 가로등 아래 나방들까지. 곤충은 자주 마주치지만 그다지 가까워지거나 알고 싶은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곤충들을 연구하는 데 한평생을 바쳐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는 이들도 있다.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온 생물이자,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차지하는 생물 종이다. 전 세계 포유류가 6500여종인 데 반해, 곤충은 현재까지 보고된 수만 100만종에 달한다. 보고되지 않은 종까지 합하면 22억종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지구 내 거의 모든 환경을 견디고 있는 곤충은 다양한 환경만큼 다채로운 방식으로 진화했다. 저자는 각각의 곤충이 가진 특성을 잘 살펴 연구한다면, 인류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벼룩이 높게 뛰어오를 수 있는 원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신체 이식이 가능한 신소재를 발견했고, 노랑초파리의 짧은 생식 주기를 이용해 생물체 돌연변이의 원리를 밝혀낼 수 있었다. 파리의 발생과 번식에 관한 연구가 시체의 부패 정도를 확인하는 법의학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런 연구가 가능했던 건 곤충을 너무나 사랑했던 ‘괴짜’ 여럿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찰스 다윈, 마거릿 파운틴 등 한평생 곤충을 모으거나 한 종의 곤충만 연구·관찰하며 살아간 사람들의 삶과 연구를 조명한다.

책에는 90여장의 삽화와 사진이 수록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라는 저자의 이력 덕분에 일반인에게 쉽게 공개되지 않는 희귀한 표본과 특별관리 중인 컬렉션도 책에 자세히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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