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CEO 12명 앞에 선 젠슨 황… '주가 폭락'에 사과

2025-03-20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을 ‘20년 후’로 제시해 양자컴 주가 폭락을 초래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주요 양자컴 기업 CEO들을 한데 모아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GPU 혁명을 일으키기까지 20년이 걸렸듯, 향후 엔비디아보다 더욱 거대한 양자컴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였다.

20일(현지 시간) 황 CEO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5에서 가진 ‘퀀텀 데이’ 행사에 진행자로서 무대에 올라 “나는 엔비디아로 현재의 인공지능(AI)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는지 20년이 걸렸기에 5년, 10년이라는 범위는 복잡성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엔비디아가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컴퓨팅을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데 20년 이상이 걸렸기에 자신이 말한 ‘20년’은 긍정적 평가였다는 뜻이다. 황 CEO는 “다음날 전체 양자 산업 주가 60%가 하락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내 첫 반응은 ‘이 기업들이 상장사였느냐’였다”며 “양자컴에 대해 배우면서 내가 틀렸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주요 업체 CEO들을 초대했다. 이 자리는 기업 CEO가 손님들을 모셔놓고 자신이 왜 잘못했는지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의 ‘실언’을 사과하는 동시에 양자컴 기업들이 사업 현황과 미래를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실제 엔비디아가 GTC에서 처음 연 이날 퀀텀 데이에는 아이온큐, 디웨이브, 파스칼, 퀀티넘 등 글로벌 주요 양자컴 기업 12곳 CEO가 참석했다.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기업의 양자컴 담당자들도 함께했다.

엔비디아는 양자컴퓨터 칩셋을 만드는 대신 관련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엔비디아는 양자 전용 쿠다(CUDA)-Q, 쿠퀀텀 라이브러리 등으로 양자컴 개발을 돕고 있다. 전날에는 하버드, MIT 등과 미 보스턴에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를 설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CEO는 “우리가 직접 로봇을 만들지 않듯 양자컴도 개발하지 않는다”며 “대신 양자컴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쿠다처럼 양자컴 생태계도 우리 모두가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CEO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양자컴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판’을 키워줄 킬러앱을 찾는 것이다. 현재 양자컴 업계가 내세우는 특장점은 암호해독이지만 막대한 투자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초기 컴퓨터 그래픽과 게임을 겨냥했기에 시장이 좁았으나 결과에 대한 ‘선’이 낮았다. 게이머들은 과거 낮은 품질의 3D 그래픽에도 열광해줬기 때문”이라며 “양자 산업도 그런 낮은 ‘선’을 찾아 겨냥한 후 사업 분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 해독, 과학 연구 등 ‘거대담론’보다는 소비자 지향적인 사용처를 찾아야 시장을 키우기 쉽다는 의미다.

양자컴이 기존 컴퓨터와 경쟁하는 대신 상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황 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과거 ‘병렬컴퓨팅’으로 불렸으나 엔비디아는 ‘가속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기존 순차컴퓨팅(CPU)에 반대되거나 해를 끼치는 개념으로 인식되는 대신 가치를 ‘더한다’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컴퓨터도 ‘양자 프로세서(QPU)’라는 용어를 대중화해 기존 컴퓨팅 산업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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