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가족 캠핑을 다녀온 4세 소녀가 머리카락에 숨어있던 진드기로 인해 전신마비 증상을 겪었다가 극적으로 회복한 사연이 알려졌다.
27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테일러 저스티스(31)는 지난 11일 네 자녀와 야외 캠핑을 다녀왔다. 이후 5일이 지나자 딸 매들린 턱윌러(4)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턱윌러는 점차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저스티스는 딸을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고 초기 검사에서는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증상은 점차 악화됐고 턱윌러는 대형 소아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당시에는 상체까지 마비가 진행됐고 눈맞춤도 어려울 정도로 의식이 흐려진 상태였다.
이후 신경과 전문의가 가족의 야외활동 이력을 파악하고 두피를 정밀 검사한 결과 턱윌러의 머리카락 사이에 숨어있는 ‘록키산맥 목재진드기’ 암컷을 발견했다. 이 진드기는 피부에 부착해 피를 빨며 신경독소를 방출해 ‘진드기 마비증’을 유발한다.
진드기를 제거한 후 턱윌러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했다. 제거 4시간 만에 다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저스티스는 “진드기 마비증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다”며 “이렇게 작은 생물이 전신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게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야외활동 후 아이들의 머리카락, 귀 뒤, 허리, 양말 속까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턱윌러는 대부분의 신체기능을 회복했으며 오전에만 다리 경직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다.
진드기 마비증은 진드기를 완전히 제거했을 때 수 시간 내 회복되지만 진단이 늦으면 호흡근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생명과 직결된다. 특히 머리카락이나 귀 뒤 등 시야에서 벗어난 부위에 숨어있을 때 발견이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진드기는 봄부터 가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전국적으로 진드기 밀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 주의보가 내려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야외활동 시 긴 옷과 모자, 양말 착용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귀가 후 즉시 세탁과 샤워를 통해 진드기 부착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