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예르모 에레디아(34)가 돌아왔다. 에레디아는 3일 인천 삼성전 좌익수 2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1일 오른 허벅지 표피낭종 부상으로 1군을 떠난지 54일 만이다.
에레디아는 올해로 SSG에서 3년째 뛰고 있다. 결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처럼 길지는 않았다. 표피낭종 역시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 열흘 휴식이면 될 줄 알았는데, 두 달 가까이 운동조차 하지 못했다.
에레디아는 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야구하다가 다친 것도 아니라서 많이 억울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부상이 더 길어져서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다시 생각했다. 팀에서 말한 대로 재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에레디아가 떠난 동안 SSG 타선의 공격력은 반감됐다. 타선의 힘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2일까지도 SSG 팀 타율은 0.235로 전체 9위에 머물고 있다. 그런 가운데도 SSG는 5할 이상 성적을 올리며 선방했다.
에레디아는 “팀 타격 부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보다도 팀이 지고 있을 때 많이 미안했다. 이제 부상에서 돌아온 만큼 팀 성적도 더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레디아는 복귀를 앞둔 최근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지병으로 오래 고생하던 누나가 지난 24일 세상을 떠났다. 에레디아는 “누나가 몸이 안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야구를 해야 한다. 야구에 더 집중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레디아가 힘든 소식을 들었을 때, 팀 동료도 이를 모른 척 하지 않았다. 24일 LG전 승리 후, SSG 선수들은 평소 하던 세리머니 대신 모두가 마운드 주위에 둘러 서서 묵념을 했다. 고인을 추모하고, 에레디아를 위로하는 메시지였다.
에레디아는 “그날 다행히 생중계로 경기를 보고 있었다. 말로 표현을 못할 만큼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에레디아가 복귀하면서 SSG는 타선의 구심점 하나를 찾았다. 복귀 당일 2번 타자로 선발 기용할 만큼 이숭용 감독이 거는 기대도 크다. 에레디아는 “일단은 건강하게 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건강하게 하다 보면 성적도 따라 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