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브라질 유력 일간지 '우 글로부' '폴랴 지 상파울루'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경쟁에 대해 "한국에 있어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재임 시절 중국 수입품 관세를 높이는 등의 압박 전략을 펼쳤다. 중국을 자신들의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규정했던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향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경쟁은 병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경쟁과 협력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존중하는 가운데 정당하고 호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윤 대통령의 말 뜻은) 우리의 외교안보 기조가 변화한 것이라기보다 그동안에도 계속 중국을 중시해 왔고 관계 강화를 위해 애써온 만큼 한미동맹의 완전한 복원, 한미일 협력 강화가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겠다는 차원 "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정부의 외교 기조에 대해 "한미 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로운 행정부 출범에 대해서는 "저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동맹의 일원으로 양국 국민을 위해서는 물론,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안보 뿐 아니라 경제, 공급망, 첨단기술, 에너지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적반하장, 국제평화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의 대가로 군사기술의 고도화를 도모하고 러시아를 뒷배 삼아 더욱 강도높은 도발을 할 것"이라며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가 이행되도록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 도착해 환영 나온 파비우 실바 공군기지 단장(대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하게 될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AAHP)를 거론하며 "한국도 전후 최빈국에서 주요 경제국으로 발전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기아와 빈곤 퇴치를 위해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제안했던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개발도상국들의 수소, 원자력, 재생에너지와 같은 청정에너지 접근 지원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브라질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브라질은 남미 국가 중에서 한국의 1위 교역 파트너"라며 "세계적 자원 부국인 브라질과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상호 보완적인 무역구조를 갖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남미 최대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와의 무역협정(TA)이 2021년 8월 7차 협상 이후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공식 협상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 무역협정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메르코수르 국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