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석(207cm, F)은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서울 삼성은 지난 6일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몽골 자브항 브라더스와 비공개로 연습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21점 차(83-62) 삼성의 대승이었다.
삼성은 지난 4일부터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준비 시간이 이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경기력이었다.
그중에서 돋보인 건 단연 이원석이었다. 긴 출전 시간을 소화했고, 골밑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함께 뛰는 선수들의 수비 위치를 잡아주기도 했다.
이원석은 지난 2024~2025시즌 눈에 띄게 성장했다. 평균 23분 51초 동안 10.7점 5.6리바운드 0.7스틸로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도 기록했다. 국내 포워드 중 KCC 최준용(14.4점), SK 안영준(14.2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득점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삼성의 1옵션이었던 코피 코번(206cm, C)과의 조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코번이 인사이드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이원석이 떠안아야 했기 때문.
삼성은 이원석의 성장을 과제로 설정했다. 그리고 2025~2026시즌 스쿼드에 많은 변화를 줬다. 특히, 이원석과 시너지가 폭발하지 않았던 코번과 결별했고, 앤드류 니콜슨(206cm, F)이 새롭게 가세했다.
니콜슨은 지난 시즌 한국가스공사 공격의 핵심이었다. 평균 21점, 특히, 3점슛 성공 개수가 경기당 2.5개(성공률 42.4%)였다. 정규리그에서 40경기 이상 소화한 외국 선수 중 시도 개수(5.9개)와 성공률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니콜슨의 합류는 이원석에게 반갑다.

이원석이 인사이드에서 활개 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이원석은 다가오는 시즌 삼성의 중심이다. 김효범 삼성 감독도 이원석에게 기대를 크게 걸고 있다.
김 감독은 6일 연습 경기 전 “(이)원석이가 이번 시즌 우리의 중심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 후 “이미 원석이와 이야기를 했다. ‘네가 이 팀의 주인이 될 거다’라고. 지금 몸 상태와 마음가짐 모두 좋다”라고 이원석의 상태를 전했다.
사실 이번 스토브리그서 원주 DB로 이적한 이정현(191cm, G)이 이원석에게 "삼성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원석도 “(이)정현이 형이 작년부터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하라'고 많이 이야기했다. 올해는 정현이 형도 없는 만큼, 내가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언을 해줄 이정현은 이제 없지만, 이관희(189cm, G)와 이근휘(188cm, F)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 모두 외곽에서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원석의 믿을 구석이 또 하나 생긴 셈.
하지만 이원석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이원석은 “다가오는 시즌이 기대가 많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많이 된다. 이번 시즌 팀이 부진하면, 나 때문일 것 같아서...”라며 머뭇거렸다.
그러나 곧이어 “물론, 이건 아무나 못 겪는 부담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그에 맞는 실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어떤 팬심은 걱정과 닮아서, 팬들의 기대가 자칫 과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시즌, 삼성 팬들의 기대는 어쩔 수 없이 이원석을 향한다. 과연 이원석이 인지하고 있는 ‘주인 의식’은 어떤 효과를 주고, 이원석과 새 얼굴들의 시너지는 어떻게 폭발할까.
사진 = 김채윤 기자(본문 첫 번째 사진), KBL 제공(본문 두 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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