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명의 고전 성독] 해마다 열리는 설파사우회

2025-02-06

해마다 열리는 설파사우회를 팔월에서 이월로 날짜를 옮겨 열었다. 일 년을 기다려 만났다가 1박2일 금방 헤어져 아쉽지만, 우리는 폭발적인 각성을 한다. 3분에서 5분으로 길어진 자유 발표 시간에 ‘자기 이론 발표 없이 감히 죽을 엄두 내다니’, ‘환하게 웃으며 깜짝 혼인 소식을 전하는 박사 노총각’, 충격과 환호가 교차하며 마음속으로 ‘자기 공부 점검’이 파노라마처럼 이루어진다.

설파 조동일의 노익장이 수많은 제자 학자를 계속 학문에 매진하게 한다. 올해 3권 시리즈, 2권 시리즈의 저서 다섯 권이 나오고, 90세 이전까지 나올 7권 저서를 쉼 없이 가다듬는다고 한다. 제자들에게 자기 이론 정립 없이 감히 죽을 엄두도 내지 말라고 간곡하게 당부한다. 내년 모임에서는 자기 이론과 저서를 발표하는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학자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오래 이어져 온 학문이지만 신생아처럼 새로 태어나고, 초보 수준에서 허덕이는 학문 분야가 그때그때 발견된다.

동학사 정류장 버스에서 내려 우리를 맞이하는 이월 흰 눈으로 수놓은 계룡산을 본다. 그동안 팔월 계룡산에 익숙한 눈은 깜짝 놀라며 한참을 붙잡혔다. 입춘 한파로 잔뜩 웅크려 만났으나 곧 뜨거운 열기로 인사하고, 환담과 논담이 이어진다. 여름에서 겨울로 바뀐 모임 느낌을 칠언으로 글자를 놓아보았다.

熱冬(열동)

八月龍山綠陰歡

팔월용산녹음환

二月雞山雪華迎

이월계산설화영

師友論談晝夜熱

사우논담주야열

興夏論冬隨體認

흥하논동수체인

뜨거운 겨울

팔월 용산은 녹음으로 환대하고

이월 계산은 눈꽃으로 맞이하네.

사우의 논담이 주야로 뜨거우니

흥취는 여름, 토론은 겨울이 좋네.

설파사우회가 오래 지속되기를 기원하며 짧은 가사 한 수를 읊어본다.

신체가 노화하여 구석구석 탈이 나도

늙어서 그러려니 손을 놓고 있다가는

고질병으로 이어지는 고생 고개 열두 고개

어서어서 침, 뜸, 탕약을 들이키소서.

총중 연소자가 이 말씀 드려 송구하나

백세시대 맞이하는 현명한 방책!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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