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文會友 以友輔仁(이문회우 이우보인)

2025-02-05

이문회우 이우보인! 『논어』에 실린 대표적 명구로서 공자보다 46세 어린 제자인 증자의 말이다. ‘문(文)’은 문장·학문·공부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의 ‘문화’를 뜻한다. ‘보(輔)’는 원래 수레바퀴가 더 튼튼하도록 덧댄 나무를 뜻하는 글자로서, 일을 더 잘하도록 도와주는 ‘보좌(輔佐, 佐:도울 좌)’의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문회우, 이우보인’은 문화로써 친구를 모아, 그 친구의 도움으로 인을 더 잘 실천한다는 뜻이다.

내가 지금 누리는 문화는 인류가 쌓아온 것들을 공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문화는 곧 공부이고, 공부는 새로운 깨달음의 지향인데 그 공부는 평생을 해도 끝이 없다. 깨달았다 싶으면 다시 그 위에 또 한 단계 높은 경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나라 사람 구양수(歐陽修)는 “평무진처시청산, 행인갱재청산외(平蕪盡處是靑山, 行人更在靑山外)” 즉 “벌판 다한 곳이 청산인데 길가는 사람은 여전히 청산 밖에 있네”라고 읊었다. 깨달음과 그리움은 언제나 바깥쪽에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끝이 없는 공부의 길을 함께 가면서 공부의 궁극 목표인 ‘인(仁)’을 더욱 잘 실천할 수 있도록 서로 보좌한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문회우 이우보인! 사람 사는 세상을 낙원으로 만드는 길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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