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 삶에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개념은 원래 물리학에서 시작되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심리학, 생물학, 그리고 피부과학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습니다.
회복탄력성은 단순히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균형을 찾고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회복탄력성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우리의 신체와 피부 건강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 물리학에서 출발한 회복탄력성의 개념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라틴어 ‘resilire(되돌아가다, 다시 튀어 오르다)’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가장 먼저 이 개념을 사용한 것은 물리학으로, 17세기 과학자들은 외부의 힘이 작용한 후에도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물질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고무공을 바닥에 던지면 다시 튀어 오르는 성질 ▲ 금속 스프링이 눌렸다가 다시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힘 등 이처럼 회복탄력성은 외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본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 예술 속 회복탄력성 - 모빌 아트(Mobile Art)
회복탄력성의 개념은 예술에서도 발견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모빌 아트’입니다.
1930년대,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는 공중에 매달린 조각들이 바람과 중력의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결국 균형을 유지하는 예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모빌 아트는 불안정해 보이지만, 결국 조화로운 형태를 유지하며 끊임없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갑니다. 이는 우리 삶과 닮아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변화가 찾아와도 다시 중심을 잡고 회복하는 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며, 이는 심리학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연구되었습니다.
◆ 정신적 회복탄력성 -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힘
1950~60년대 심리학자들은 어떤 사람들은 역경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로, 심리학자 에미 워너(Emmy Werner) 박사는 하와이의 빈곤층 아동들을 40년간 연구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일부 아이들은 성공적인 삶을 살았으며, 그 차이를 만든 요인이 바로 ‘정신적 회복탄력성’이었습니다.[i]
정신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 더 강한 내면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오늘날 리더십, 교육, 기업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도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연재해, 경제 위기, 전염병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공동체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능력을 ‘사회적 회복탄력성’이라고 합니다.
◆ 생물학적 회복탄력성 - 신체의 자연 복원력
우리 몸 역시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 후 근육이 손상되더라도 적절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하면 더 강한 근육으로 회복됨 ▲면역 체계가 약해졌을 때,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다시 회복됨 등 신체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충분한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 피부 회복탄력성 -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힘
최근 회복탄력성 개념은 피부과학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 피부는 매일 자외선,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노출되지만, 건강한 피부는 손상을 받더라도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피부 회복탄력성(Skin Resilience)’입니다.
피부 회복탄력성이 높은 피부는 외부 자극에도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스킨케어가 필요합니다.
◆ 회복탄력성은 곧 아름다움이다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이 균형을 유지하며 아름답게 움직이는 것처럼, 회복탄력성을 키워가는 과정 자체가 아름다움입니다.
피부뿐만 아니라 정신, 신체, 그리고 사회까지도 회복탄력성을 높이면, 우리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다시 균형을 찾고 더욱 건강하고 강인한 존재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피부도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키울 때입니다.
참고문헌
Risk, resilience, and recovery: Perspectives from the Kauai Longitudinal Study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