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회 10인분 주문해놓고…대선 앞 ‘노쇼 사기’ 기승

2025-05-18

충북 증평에서 참치집을 하는 60대 박모씨는 최근 ‘노쇼’ 사기를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지난 12일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 박민재 보좌관’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 참치회 10인분을 예약했다. 이 남성은 “14일 오후 7시까지 100만원 한도 내에서 음식을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박씨는 “약속 4시간 전 갑자기 못 간다고 문자가 왔다. 확인해 보니 박민재란 보좌관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 관계자를 사칭한 ‘노쇼’(no show)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음식이나 명함 제작, 모텔 투숙을 예약하고는 나타나지 않거나 예약 시간 임박해 취소해 피해를 준다.

지난 14일 대전에서는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캠프를 사칭하며 명함 30만장(200만원 상당)을 제작 의뢰한 뒤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의뢰인이 나타나지 않자 업주가 경찰에 신고했다. 울산에서는 국민의힘을 사칭한 노쇼 사기가 있었다. 울산 남구의 한 숙박업소에 자신을 ‘국민의힘 홍보실장’이라고 밝힌 남성이 “14일부터 17일까지 30명이 숙박할 객실을 준비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숙박업소 측은 “예약금 20만~30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으나, 이 남성은 “당일에 결제하겠다”며 예약을 진행했다. 그는 입실 당일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14일 경남 진주·창원의 식당과 숙박업소 등 3곳에 ‘김문수 대선캠프 홍보실장 김원우’란 이름으로 ‘객실과 도시락을 준비해 달라’는 단체 예약이 들어왔지만, 노쇼 사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선거 국면을 악용해 후보 캠프나 정당 관계자를 사칭한 노쇼 사기가 늘고 있다”며 “단체 예약 주문은 선입금을 요청하고, 대리 결제·송금 유도는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주·김해·창원=최종권·위성욱·안대훈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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