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와 육상 선수라는 소위 ‘이도류’의 삶을 살아온 일본 중거리 육상 선수 히로타 유키(30·알비렉스 러닝클럽)가 공식 은퇴를 발표했다. 히로타는 지난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립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정말 보람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히로타는 고교 시절 전국 대회에서 여자 800m 종목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의대에 진학해 육상과 학업을 병행했다. 2020년 의대를 졸업한 후에는 의사로 바로 진출하지 않고 도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선수 생활에 집중했다. 2021년 일본선수권대회에서 지역 신기록을 세우며 준우승했지만, 아쉽게도 올림픽 출전에는 실패했다. 이후 그는 다시 의사의 길을 택해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면서도, 현역 선수로서의 훈련도 꾸준히 이어왔다.
이처럼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온 경험에 대해 히로타는 “쉽지 않았지만, 주변의 응원과 미소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스포츠와 의료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모두 경험한 덕분에 지역에 대한 애정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학생 시절부터 문무를 겸비한 삶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히로타는 “경기장에서 ‘TV에서 봤어요’라며 응원해주는 사람들, 병원에서는 손편지나 그림을 건네준 아이들 덕분에 이 모든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은퇴 후 그는 의사로서 현역 선수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진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