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쏘시스템이 새 리더십 체계에서 ‘버추얼 트윈(VirtualTwin)’ 생태계 확장에 더욱 힘을 쏟는다. 제조 산업을 넘어 생명공학과 도시계획 등 넓어진 사업 영역에 맞춰 버추얼 트윈을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경제(Generative Economy)를 뿌리내리기로 했다.
30일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스칼 달로즈(Pascal Daloz) 다쏘시스템 최고경영자(CEO)는 “다쏘시스템은 현실 세계와 (3D 모델링으로 구현한)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버추얼 트윈을 구현하고 있다”며 “모델링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리가 가진 정보를 합치고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달로즈 CEO는 앞으로 다쏘시스템이 제시할 버추얼 트윈 기술 기반 생태계를 ‘유니버스(Universe·우주)’라고 표현했다. 제조면 제조, 생명공학이면 생명공학, 도시면 도시 등 각각의 산업 분야에 산재해 있던 버추얼 트윈의 결과물을 모아 거대한 사회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포부다. 제조업 분야 3D 모델링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던 회사는 생명공학에 이어 도시계획으로까지 사업 범위를 넓힌 바 있다.
달로즈 CEO는 25년 가까이 다쏘시스템에서 근무하다 올해 1월 CEO 자리에 올랐다. 제품관리를 비롯해 재무·전략 부분을 책임지는 등 회사 역사와 핵심 사업분야를 잘 알고 있는 인사다. CEO로 선임되기 전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로도 일했다.
그는 산업 분야별로 산재해 있는 버추얼 트윈 기술을 통합한 유니버스를 2040년까지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3D 모델링으로 사회 기반 시설 구현을 도와 지속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회사의 최종 목표다.
그는 십수년 전 다쏘시스템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했던 경험으로 버추얼 트윈의 효과를 강조했다. 실제 도로주행 테스트를 하기 힘들었던 환경에서 다쏘시스템의 시뮬레이션 기술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결국 자율주행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생성형 경제를 만들겠다는 포부에는 다쏘시스템이 오랜 버추얼 트윈 노하우를 사회에 제공해 지속가능한 경제를 촉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달로즈 CEO는 “여러 버추얼 트윈 모델을 하나로 통합해 전체적인 (사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정식 출시되는 ′솔리드웍스(SolidWorks) 2025’는 이 같은 계획을 뒷받침할 솔루션이다. AI 기술을 적용해 특정 메뉴를 찾는 수고를 줄이고 대형 작업의 사전 검토를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달로즈 CEO는 “AI가 사용자의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 발표에 나선 현대로템의 사례에서 다쏘시스템이 꿈꾸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현대로템은 철도, 국방, 에코플랜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디지털 팩토리와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발 로드맵 사업을 펼치기 위해 다쏘시스템과 손 잡은 현대로템은 현재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제작공정 시뮬레이션과 설계 정합성을 검증에 활용하고 있다.
영월 봉래산의 명소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오르비스이앤 또한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로 구축한 제품수명관리(PLM) 플랫폼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공사 현장의 모습을 3D 모델링으로 실제와 똑같이 구현하고, 필요한 건설 관련 정보를 얻는 데 다쏘시스템의 도움을 받았다.
김재원 오르비스이앤씨 대표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 기업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다쏘시스템의 한국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음에도 높은 성과를 이뤄냈다. 2022년과 비교해 2023년 11%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2만2000여개의 국내 기업이 다쏘시스템의 고객사다. 정운성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고객사의 깊은 신뢰로 안정된 비즈니스 생태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다쏘시스템코리아는 고객이 버추얼 트윈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정운성 대표는 “첨단 기술에 개방적이고 디지털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버추얼 트윈 기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