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회사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단어가 뭔지 아시나요? 경쟁, 수익 이런 것들을 떠올렸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글로벌이라는 단어입니다. 하나의 국가에서 AI와 기술 기업이라는 어느 단계에서 고민하게 되는 주제이긴 하겠지만,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라는 모기업 하 수많은 브랜드가 함께 하기 때문에 글로벌로 가면 조금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우아한형제들의 기술 교류 행사 ‘우아한테크콘퍼런스2024(이하 우아콘)’가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올해 오프닝 노트의 핵심은 ‘글로벌’이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가 오프닝노트를 열었다. 송재하 CTO는 지난해에도 오프닝 노트에 참여해 배달의민족의 기술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해에는 오프닝을 이국환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장식했으나, 올해에는 송재하 CTO가 선두에 섰다.
송 CTO는 딜리버리 히어로 계열사 입장에서 배달의민족 프로덕트의 글로벌 확장과 인재들의 글로벌 진출에 의미를 뒀다. 그는 “지금까지 사업적으로, 기술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에서 배달을 주력으로 한 하나의 브랜드로 급격하게 성장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가 만든 프로덕트를 전 세계 여러 브랜드와 함께 쓸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열렸고 우리 인재와 역량이 글로벌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오프닝 노트에서 발표를 맡은 딜리버리히어로 참석한 딜리버리히어로 벤자민 만 CTO와 한동훈 기술이사는 글로벌로 나아간 배민의 핵심 프로덕트로 만다오(mandao)와 버즈(Buds)를 꼽았다.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장을 맡은 한 기술 이사는 배민 유저 데이터 시스템 ‘버즈’를 강조했다. 버즈는 우아한형제들이 처음으로 딜리버리히어로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이기도 하다.
한 이사의 말에 따르면 버즈의 최종적인 목적은 고객 세그먼트를 계산하고, 그 결과를 전시, 광고, 쿠폰, 메시징 등 다양한 서비스에 공급하는 것이다. 버즈를 이루는 두 가지 계층은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과 오디언스 타겟팅 엔진이다. CDP에서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계산, 적재하면 오디언스 타겟팅 엔진에서 이 조건들을 결합해 고객 세그먼트를 만든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은 버즈를 글로벌 브랜드 ‘세그먼텀(Segmentum)’으로 이름 짓고 딜리버리 히어로 계열사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한 기술 이사는 “현재 43개국 3억6000만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년이면 55개국 4억5000만명의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CDP로 데이터 표준화 및 집중을 통해 선순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기술 이사는 “글로벌 버전과 로컬 버전으로 갈라진 소프트웨어들을 통합하고 있고, 현재 배치 시스템인 버즈가 리얼 타임 시스템이 되면서 더 많은 고객들로 확장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아한형제들은 만다오를 판도라 플랫폼에 제한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한 기술 이사는 만다오에 대해 “디자인 소재만 있으면 클릭 몇 번으로 전체 플로우를 만들 수 있는 웹 저작 도구”라고 소개했다. 마케팅을 위한 랜딩 페이지, 기획전 등 페이지를 제작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도구다.
한 이사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가 그룹 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슷한 업종에서 수많은 고객을 다루다보니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며 “그룹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한 군데로 모으고 기술 스택을 만들기 위해 모으고 있는 현재의 주제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ML 플랫폼 등도 그 일환이다.
한편, 우아콘2024는 이날 ‘한 번의 배달을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들’을 주제로 약 30여개의 발표 세션이 마련됐다. 지난해와 유사하게 AI/ML, 배달로봇, 트래픽처리 등이 주요 키워드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1만5000명이 사전 신청을 한 가운데, 1500명이 현장에서 참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