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방문한 황인범의 당부 “2위에 실망하지 말아요, 대전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2025-06-27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29·페예노르트)은 오랜만에 방문한 옛 소속팀을 향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아들’로 불리는 황인범은 대전 하나시티즌 팬들이 인내심을 갖고 선수들을 응원해주길 바랐다. 대전에서 우승 경쟁보다는 생존 경쟁이 시급했던 어려운 나날을 경험했던 선수다운 발언이었다.

황인범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1라운드에서 대전과 제주 SK가 1-1로 비긴 뒤 취재진과 만나 “일 년 만에 대전을 방문했다. 대전에 올 때마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만나 힘을 얻고 돌아간다”고 웃었다.

팬들을 생각하면 웃음꽃이 절로 피는 황인범도 이날 경기 결과에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구텍이 전반 29분 비디오 반칙으로 레드 카드를 받는 악재에도 1-0으로 앞서가던 대전이 종료 직전 제주 남태희에게 극장골을 헌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어느덧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이다.

황인범은 “경기가 끝나기 전에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관중석에서 내려왔기에 이긴 줄 알았다. (조)유민이와 함께 10명이 뛰는 팀이 더 잘하는 이유로 대화를 나누다 전광판을 보니 1-1 무승부였다. 심판 콜에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쉬움도 잠시, 황인범은 미소를 되찾았다. 대전이 이날 무승부로 선두 전북 현대와 승점차가 10점으로 벌어졌지만 2위라는 순위조차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황인범은 “팬들은 지금 대전의 위상이 달라졌기에 2위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조급한 마음보다는 지금 위치를 최대한 유지해도 충분히 성공한 시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선수들은 그런 생각을 해서도 안 되고, 그렇게 생각하는 선수도 없다. 팬들이 지금처럼 응원만 해주시면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팀이라 나도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황인범은 대전에서 데뷔한 첫해였던 2015년 2부 강등의 아픔을 맛봤고, 이후 2부에서도 하위권을 전전했다.

과거 자신이 활약했던 그 시절을 떠올린 그는 “(시민구단이었던) 그 때와는 비교도 안 된다. 나무 열악했기에 팬들도 선수들도 서로가 소중했다. 어려움을 나누었기에 지금도 (그 시절의 팬들이) 애뜻하다. 지금 대전은 든든한 모기업(하나은행)이 있다. 투자도 많이 해주시니 거기에 걸맞는 성적을 기대하는 마음은 잘 안다. 그래도 지금 위치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늘어나는 대전의 아들에 대한 기대감도 잊지 않았다. 황인범의 뒤를 이어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유럽 무대에 진출하더니 윤도영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으로 이적했다.

황인범은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모교인) 충남기계공고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선수”라며 “이제 막 시작하는 선수다. 많은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낄 텐데,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 그리고 잘하는 축구를 했으면 한다. 유럽에서 잘 성장해 축구대표팀에서도 만나고 싶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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