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급등에 日 5엔 원가 '액면가 돌파'…“동전 녹여 쓰면 처벌”

2025-12-18

일본에서 유통 중인 5엔과 10엔 주화의 금속 원가가 최근 급등한 구리 시세 영향으로 액면가에 근접하거나 이를 웃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구리와 아연을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5엔 주화의 금속 가치는 시가 기준 약 5.4엔 수준으로, 이미 명목 가치인 5엔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엔 주화 역시 구리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원자재 환산 가격이 약 8.7엔에 달해 액면가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주요 광산 사고와 공급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구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30%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3개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톤당 1만1952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 거래 가격 역시 톤당 190만엔 수준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동전의 금속 가치가 액면에 근접하거나 일부는 이를 초과하자 주화 훼손이나 유통 질서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전의 재료 가격이 주목받고 있다고 해서 이를 임의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일본에서는 5엔과 10엔을 포함한 법정 화폐를 의도적으로 손상하거나 용해할 경우 '화폐손상등취체법' 위반으로 간주돼 최대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연구 목적이나 장신구 제작 등 사유와 관계없이 처벌 대상이 되며 과거에도 동전을 녹여 구리를 회수하거나 소품 제작 과정에서 가공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현금 사용이 불가피한 계층을 고려해 유통 화폐 생산을 전면 중단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화폐 발행 환경 변화로 인해 1엔 동전은 2016년 이후, 5엔 동전은 2021년 이후 신규 발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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