삥 뜯는 대신 “여기 가입해봐”…일진에 3억 안긴 ‘악마의 게임’

2025-03-04

‘뉴스 페어링’ 팟캐스트

아빠, 나 정신병원 보내줘…. 왜 이렇게 됐을까?

화목했던 가정, 모범생이었던 아이는 순식간에 망가졌다. 중학교 전교 회장에 야구부 활동까지 하던 자랑스러운 아들이 사이버 도박에 빠진 건 약 3개월 전. 친구가 하던 카지노 게임 ‘바카라’에 호기심으로 3만원을 걸었다가 10만원을 딴 게 시작이었다. ‘악마의 게임’이라 불릴 만큼 중독성이 강한 바카라는 아이의 일상을 집어삼켰다. 등교까지 거부하고 도박에 매달렸다.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가면서 석 달 동안 도박에 쓴 돈만 3000만 원에 달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한 번만 도와줘

늦둥이 아들의 부탁에 엄마는 용돈을 끊지 못했고, 친구들에게 진 빚도 갚아줬다. 호되게 혼내면 더 엇나갈까, 돈을 주지 않으면 도둑질이라도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은 마지막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아빠가 나서 타일러봤지만 소용없었다. “너 이 XX 왜 이래.” 참다 못한 아빠는 언성을 높였다. 실랑이가 이어지며 흥분한 아이는 가재도구를 내리쳤다. 주먹에 피가 묻은 채 아이가 꺼낸 말은 예상 밖이었다. 당장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게 해달라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의 조호연 대표가 전한 15살 A군의 사연이다. 2022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 1만8000명 중 38.8%가 돈내기 게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실제 도박을 해 본 청소년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용돈 정도 걸면 다행이다. 이제 아이들은 자체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직접 영업까지 뛰며 도박 자금을 벌고 있다.

사이버 도박 자체도 큰 문제지만 이로 인해 2차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조 대표는 “빚으로 얽힌 아이들 사이에 끔찍한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말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오늘 ‘뉴스 페어링’에선 조호연 대표와 아이들이 어쩌다 사이버 도박의 늪에 빠졌는지 파헤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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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살 초등학생도 적발… 아이들 유혹하는 ‘악마의 게임’

📌 수천만원의 판돈, 어떻게 벌었나

📌 채권 추심에 폭행·협박까지… 학교 안 도박의 그늘

📌 아이의 도박을 인지했을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 예방과 치유는 효과 없다, 진짜 해결책은

🎤진행 : 최하은 기자

🎤답변 : 조호연 대표(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

생업을 둔 채 청소년 도박 근절에 뛰어든 계기가 있나? ‘도박없는학교’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

가장 친한 친구의 아들이 도박으로 망가져 가고, 한 가정이 힘들어지는 걸 보고 저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3년 전 설립한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추적해 계좌를 정지시키고, 사이트를 폐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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