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새해 주가 회복 시동? 증권가 "글쎄" 보수 유지

2025-03-19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주)LG생활건강(051900, 대표 이정애)이 올해들어 더딘 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회복 지연과 생활용품, 음료 부문의 실적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회사는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리밸런싱)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 최고가 178만원 ‘황제주’ 몰락 30만원대 거래 중

한때 ‘황제주’로 불리던 (주)LG생활건강의 주가는 2021년 7월 최고가(178만 4,000원)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1월에는 294,500원까지 떨어졌다.

올해들어 (주)LG생활건강의 주가는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LG생활건강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305,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3월 18일 32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지난해 갑작스러운 계엄 사태와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착시현상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비상계엄이 이뤄진 지난해 12월 3일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보다 1만 1,500원(+3.64%) 오른 327,500원에 거래를 마쳤었다.

LG생활건강 최근 10년 주가 추이 (단위 : 원, %)

LG생활건강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부진이 지목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 가팔랐던 만큼 시장의 부진에 따른 타격도 컸다는 분석이다.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 시장은 소비 위축에 더해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로 실적이 악화됐고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새로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적잖은 시일이 소요됐다.

생활용품 부문 역시 마케팅 비용과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이 악화됐고 음료 부문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실적 부진을 보였다. 특히 음료 부문은 젊은 세대들의 취향이 과일 주스로 옮겨가면서 탄산음료인 코카콜라의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

거듭된 어닝 쇼크에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속절없이 곤두박질쳤으며 증권가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 북미 시장 확장, 주주환원 정책 강화 "주가 반등 모멘텀 될까"

LG생활건강은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강화하며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북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더페이스샵 미감수 라인, CNP 립세린 등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 내 북미 아마존 사업을 기존 B2B에서 B2C로 전환해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 가치 제고에도 적극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주주 환원 강화 ▲실적 개선 ▲지배구조 추가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배당성향을 기존 20%대 중후반에서 30% 이상으로 올리고 중간배당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2027년까지 보유 중인 자사주 보통주 958,412주와 우선주 3,438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발행 주식 수 대비 각각 6.1%, 0.2%로 공시 하루 전인 11월 21일 종가 기준으로 3,014억 원 규모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은 안정적인 이익과 지속적인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 제고에 나선 것이다”면서 “향후 뷰티, HDB, 음료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한-중 관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주가 부진 속 증권사 ‘보유’ 의견 '보수적' 접근 제시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의 주가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중국 시장 회복과 북미 시장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조 6,0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34억 원에 그치며 20.7%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0.1% 성장한 6조 8,119억 원, 영업이익은 5.7% 하락한 4,59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변경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가 낸 보고서 4,170건 중 보유(홀드, 중립 포함) 의견은 269건으로 LG생활건강은 한온시스템과 함께 보유 의견을 가장 많이(각 13건) 받았다. 이 기간 매도 의견을 낸 보고서가 3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보유’ 의견을 사실상 ‘매도 권유’로 해석된다.

증권사별 적정주가 & 투자의견 (단위 : 원, %)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4일 LG생활건강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비중국에서의 뷰티 매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은 긍정적이나 뷰티 매출에서 미국 비중이 낮다는 점과 중국 관련 사업(면세, 중국 사업)의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시 보수적인 관점의 접근을 추천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루 뒤에는 현대차증권이 투자의견 ‘중립(M.Perform)’, 목표주가는 3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HOLD’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34만원으로 낮췄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한 데 기인한다”며, “중국과 국내 신채널(온라인, H&B) 성장에도 전통 채널(면세점, 방판) 축소와 해외 매출 다변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상반기까지 화장품 부문의 실적에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LG생활건강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3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2월에는 “더 나빠지기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목표주가는 40만원으로 상향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3월 5일 LG생활건강에 대해 "최악은 지났다"며 투자의견 ‘HOLD(신규)’와 목표주가 34만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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