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 이승엽 두산 감독이 지난 오프시즌 롯데로 이적해 맹활약하는 전민재와 처음 마주했다. 경기 전 두산의 훈련이 끝날 무렵 롯데 전민재가 두산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이승엽 감독에게 다가가 깍듯이 인사한 뒤 짧게 대화도 나눴다.산ㄴ
지난 2018년 2차 4라운드 전체 40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전민재는 두산에서 내야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고 적지 않은 출전 기회를 얻긴 했지만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해 11월 전민재와 투수 정철원을 카드로 롯데로부터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 투수 최우민을 받아 부족한 전력을 채우는 트레이드를 했다.
롯데에서의 낯선 새 출발, 전민재에겐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다. 전민재는 2025시즌 롯데팬들로부터 ‘복덩이’로 불린다. 전민재는 24일까지 타율 0.400(80타수32안타)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948에 이른다. 최근 10경기에서는 0.444를 치며 롯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두산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민재는 “아직 (두산 홈 경기가)집 같은 느낌이 있네요”라며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이미 LG와 잠실구장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 경험이 있지만, 전 소속팀 두산과의 만남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전민재는 첫 타석에서 두산팬들에게 인사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저 따위가 감히 인사를 해도 될지 모르겠다”며 쑥쓰러워 했다. 두산에서는 잘하지 못한게 팬들에겐 미안한 마음으로 남은 듯했다.
전민재는 2회초 첫 타석에 들어서며 포수 양의지 선배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 그리고선 1루 두산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두산팬들은 이적 후 부쩍 성장한 전민재를 향해 격려과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뒤이어 3루측 롯데 응원단에서는 전민재를 향한 더 큰 함성과 기립박수가 터졌다.
전민재는 두산에서 꽃 피우지 못한 재능을 롯데에서 터트렸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야구 인생의 최고의 순간을 지나고 있다. 야구장에는 전민재의 유니폼을 입는 롯데팬들도 점점 많아진다. 전민재는 “사실 지금 이렇게 야구가 잘 되고 있는 현실이 신기하고 믿지기 않는다.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마치고 나갈 때 제 유니폼이 많이 보이고 해서 신기했다. (높아진)인기도 조금 실감이 나고, 팬들에게 감사하다. 최대한 사인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한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 19일 삼성전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친 첫 홈런을 가장 기억나는 타격으로 꼽은 전민재는 “아직은 내 타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 100경기 넘게 남았다. 지금은 뭘 더 잘하려고 하기 보다 하던대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타격은 사이클이다. 144경기를 치르며 4할 타율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언젠가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전민재는 “나만의 루틴을 지켜가며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지금처럼 매 경기, 매 타석 준비하겠다”며 “다치지 않고 풀시즌을 치르고 싶다. 그러면 어느 정도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고 높아진 자신감을 표현했다.
전민재는 이날 5타석에서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볼넷 1개와 상대 실책으로, 두 차례 출루했다. 대신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깔끔한 수비로 팀 승리(8-2 승)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