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올해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호우 중대본이 동시에 가동 중이다. 폭염·호우 중대본을 동시에 운영하는 건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중대본을 꾸렸다. 폭염 중대본이 가동 중인 상황에서 지난 3일엔 집중호우에 대응하기 위한 중대본을 추가로 설치했다. 2개의 중대본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폭염 환자 3200명…5일부터 다시 폭우

폭염 중대본과 호우 중대본을 중복으로 운영하는 건 2019년 폭염 중대본이 처음 가동된 이후 올해가 두 번째다. 정부는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8일까지 29일 동안 폭염 중대본을 가동하는 상황에서, 같은 해 8월 5일 전라도·강원도 지역에서 호우 중대본을 하루 동안 함께 가동했다.
폭염 중대본과 태풍 중대본을 동시에 가동하는 사례는 지금까지 3번 있었다. 2019년 8월 3~6일 폭염 중대본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태풍 프란치스코가 불어닥치자 정부는 같은 해 8월 5~7일 태풍 중대본을 중첩 운영했다.
2023년 8월 1~8일 폭염 중대본을 가동하고 있을 때도 태풍 카눈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해 8월 7~11일 태풍 중대본을 잇달아 운영하면서 이틀간 중대본을 겹쳐서 운영한 적이 있다.
지난해 8월 20~21일에도 비슷했다.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태풍 중대본이 가동하자 폭염 중대본과 운영 기간이 겹쳤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바다의 수증기 증발량이 많아져 폭우가 잦아지고, 이로 인해 고기압이 강화돼 폭염이 심해지면서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폭염 중대본에 따르면, 4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가 추가로 36명 늘어 총 3200명이 폭염으로 피해를 보았다. 이중 사망자는 1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환자는 1608명, 사망자는 3명 더 많은 수치다.
불볕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 일부 경기 북부와 전남 해안, 경상권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비도 이어진다. 호우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전남 무안에서 1명이 숨지고, 주민 약 2500명이 임시 대피했다. 다만 무안 사망사고가 자연재난에 의한 인명피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있다. 4일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비는 5일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또다시 예고되어 있어 호우 중대본은 긴장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추세에 대비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현상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추세”라며 “선제적 대응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방청 폭염구급대 2500회 출동

소방청도 지난달 14일부터 폭염119안전대책본부를 운영 중이다. 온열 질환에 대응하고 취약계층 살수·급수 지원, 안전사고 방지 등 폭염 관련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전국 1660대 구급차를 생리식염수·얼음조끼·얼음팩 등 폭염 대응 물품을 싣고 다니는 폭염구급대로 편성해 지난달 31일까지 2467회 출동했다. 이 중 2013명은 병원으로 이송했고, 460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4.3% 증가한 수치다.
또 1429대 소방펌프차를 ‘펌뷸런스’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펌뷸런스는 소방차에 구급 기능을 추가한 차량으로, 현장 출동 중인 구급차의 공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유병욱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소방청은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구급 물품을 보강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며 “온열 질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119에 신고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