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사진) 교보생명 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포함한 ‘디지털 전환(DX)’을 내년도 사업 계획에 구체적으로 반영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DX 선도 회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AI를 활용한 전사적 업무의 DX 성과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9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팀장 및 임원 미팅에서 DX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같이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도 신 회장은 “AI 기술 활용 역량은 보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며 “사업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디지털 전환 선도 회사를 만들자”고 주문한 바 있다. 신 회장이 한발 더 나아가 사업 계획에까지 반영할 것을 주문한 것은 DX가 단지 선언적 구호에 그칠 게 아니라 가시적 사업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미팅에서 싱가포르의 세계적 이공계 명문 대학인 난양공대(NTU) 권혁구 교수의 초청 강연이 함께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 교수는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실험 설계(A/B 테스트) 및 적용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고 신 회장도 끝까지 자리에 남아 강연을 경청했다. 교보생명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서는 혁신적 실험들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이 줄기차게 강조해온 DX 경영은 일부 가시적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금 지급 전 과정에 AI와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결과 교보생명의 보험금 신속 지급 평균 기간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0.24일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보험금 청구부터 지급까지 2시간 내에 처리된다는 의미다. 이는 생명보험 업계 평균 0.67일, 손해보험 업계 평균 0.69일과 비교하면 3배가량 빠른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