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구한 작은 영웅”... 폭탄 발견한 강아지, 이빨로 도화선 끊어

페루의 한 반려견이 불이 붙은 다이너마이트를 이빨로 물어뜯어 가족을 구해낸 사연이 화제다.

8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사건의 주인공은 페루 우앙카벨리카주 우아랄에 거주하는 기자 카를로스 알베르토 메시아스 사라테가 키우는 반려견 만치스다.

사라테 기자는 지난달 24일 집 밖을 나서려다 마당에 놓인 다이너마이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불이 꺼진 상태였지만, 사건의 심각성을 느낀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마당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기로 했다.

CCTV 영상에는 한 남성이 폭탄에 불을 붙여 마당에 던지고 불이 제대로 붙었는지 확인한 뒤 자리를 뜨는 모습이 녹화됐다.

이 모습을 모두 지켜본 만치스는 남성을 향해 짖다가 계단을 내려왔다. 만치스는 폭탄 곳곳을 앞발로 찔러보고 안절부절 못하더니 이내 폭탄을 입에 물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물어 뜯는 힘으로 도화선이 끊어졌는지 폭탄은 폭발하지 않았다.

사라테 기자는 아우랄 지방 조직범죄를 취재하며 지역 검찰청과 공조하고 있다. 자신을 노린 공격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반려견이 폭탄을 물어뜯어 가족을 모두 구해냈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단순히 경고성 폭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폭발물 해체반(UDEX) 대원들은 이 폭탄이 지뢰용 폭탄이라고 설명했다. 해체반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도화선은 이미 끊어져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인명 피해 없이 다이너마이트를 제거할 수 있었다.

사라테 기자의 가족은 무사했지만, 만치스는 불이 붙은 도화선을 입에 넣어 성대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짖을 수 없게 됐다.

사라테는 NBC 뉴스에 “만치스는 (폭탄을) 씹고 또 씹어서 우리의 생명을 구했다”면서 “이제 우리 개가 짖는 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우리 개는 여전히 행복하고 건강하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