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오세훈표 서울디딤돌소득 2년차… 탈수급 8.6% ‧ 근로소득 증가 31% ‘합격점’

2024-10-07

[뉴스서울] 오세훈표 소득보장정책실험이자 대표적 K-복지모델인 ‘서울디딤돌소득(구.안심소득)’ 지원을 받은 가구의 2년간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중위소득이 85% 이상을 넘어 더이상 디딤돌소득을 받지 않아도 되는 탈(脫)수급 비율이 1년차 4.8% 대비 3.8%p 상승한 8.6%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늘어난 가구 또한 1차년도 21.8%에서 31.1%로 9.3%p 대폭 늘었다. 수급자격 박탈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디딤돌소득은 정해진 소득 기준을 넘어도 자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소득이 줄더라도 자동으로 급여가 지급된다. 또한 일할수록 가구소득이 증가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지 않는다.

서울시는 7일 DDP 아트홀 2관에서 개최되는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2년차 서울디딤돌소득 성과를 공개하고, 소득격차 분야와 불평등 분야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정책 평가와 향후 나아가야 할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서울디딤돌소득’은 일정 금액을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달리 기준 중위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의 일정 비율을 지원해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복지제도다.

이번 분석대상은 서울디딤돌소득 1단계(기준중위소득 50% 이하) 1,523가구(지원가구 484가구, 비교집단 1,039가구)와 2단계(기준중위소득 85% 이하) 3,588가구(지원가구 1,100가구, 비교집단 2,488가구)로 1차년도 조사보다 규모는 커지고 기간도 길어져 실험의 신뢰성이 높아졌다. 또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국가제도로의 발전가능성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현행 제도 대비 높은 탈수급률과 근로 촉진 효과 ▴디딤돌소득의 생산적 활용 효과 ▴자산형성 증가 등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분석 결과 우선, 서울디딤돌소득 2차년도의 지원자의 탈수급률은 132가구로 8.6%에 달했다. 이는 1차년도 23가구(4.8%)보다 3.8%p 증가한 수치다. 현행 제도 대비 높은 탈수급률을 보이고 있음이 다시금 확인되면서 디딤돌소득이 자립의 발판이 되고 있음이 입증됐다.

지원받은 가구의 31.1%(476가구)는 근로소득이 늘어나는 의미있는 성과도 냈다. 1차년도 21.8%(104가구) 대비 9.3%p 높아지면서 근로유인 효과가 약한 현행 제도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일을 하지 않는 이른바 ‘비(非)근로가구’의 근로유인 효과도 관찰됐다. 일을 하지 않는 가구 중 디딤돌소득을 수령 후 근로를 시작한 비율은 비교가구 대비 3.6%p나 높았다.

이외에도 디딤돌소득을 받은 가구들이 지원금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활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구는 늘어난 소득으로 일하는 시간은 조금 줄이고 그 시간을 돌봄에 할애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구주가 여성일 경우엔 이러한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났는데 디딤돌소득이 경제적 압박으로 돌봄이 부족했던 가구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교육훈련비를 비교가구 대비 72.7% 더 지출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서울시정의 목표인 계층이동 사다리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저축액도 비교가구보다 11.1% 높아 자산형성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현행 제도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 후 급여액에서 일부 차감하기 때문에 자산형성 유인 저해할 수 있지만 디딤돌소득은 자산이 급여액에 영향을 주지 않아 저축에 대한 욕구를 높여준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디딤돌소득을 받은 가구의 의료비와 식료품비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비교가구에 비해 컸다. 정신건강 개선효과 또한 높았다. 정신건강 개선 효과는 근로유인 효과가 높았던 가구, 특히 평상시에 일을하지 않던 가구에서 더 크게 나타나 근로와 정신건강의 밀접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성과 발표를 포함해 해외석학들의 논의의 장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도 세 번째로 개최됐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빈곤과 소득격차 완화 방안 모색 - 소득보장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미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소득격차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장으로 구성됐다.

포럼은 오세훈 시장과 뤼카 샹셀(Lucas Chancel)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그러스키(David B. Grusky) 스탠포드대학교 사회학 교수의 특별대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소득보장제도의 가능성’으로 문을 열었다.

이번 특별대담은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됐다. 뤼카 샹셀 소장은 “신자유주의가 주류로 떠오른 1980년대 이후로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부의 불평등은 소득의 불평등보다 심각한 상태”라며 불평등 해소 대안으로 서울디딤돌소득을 꼽을 수 있으나 전국적으로 확산했을 때 그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기존 현금성 지원제도를 서울디딤돌소득으로 통합·연계해 재원을 확보한다면 추가적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사회보장제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재구조화(안)을 마련하고 소요재원 조달방안을 검토하는 정합성연구를 별도로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비드 그러스키 교수는 “미국과 같이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회도 하나의 상품처럼 시장에서 거래돼 빈곤이 기회의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금을 지급하는 소득보장제도가 이러한 문제의 해결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시장은 “한국도 부모 소득에 따라 교육기회의 차이가 커지면서 계급이 고착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서울디딤돌소득을 받은 많은 가구들이 지원금을 자녀교육에 활용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계층 이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뤼카 샹셀 소장은 ‘21세기 불평등과의 싸움’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1980년부터 현재까지 신자유주의 정책이 지배적인 풍토에서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통계적 자료와 현재 전세계 불평등 상황 등을 제시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울디딤돌소득과 같은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디딤돌소득’은 정교한 설계 아래 지속적인 실험과 정책 간 상호작용 등을 확인하면서 추진하고 있으며 디딤돌소득과 같은 재분배 정책은 국가의 경제성장과 양립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정민 서울대 교수가 ‘서울디딤돌소득 시범사업의 2차년도 성과’에 대한 기조발제가 이어졌다.

서울디딤돌소득 실험은 6개월마다 지원집단과 비교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행복e음을 활용해 소득과 재산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공적자료는 약 2년, 설문조사는 18개월간의 자료가 반영됐다.

시는 한국형 소득보장제도의 효과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내년 6월까지 디딤돌소득 지급 후, 3년간의 수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연구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박기성 안심소득학회장을 좌장으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오세훈 시장, 데이비드 그러스키(David B. Grusky) 스탠포드대 교수, 파시 모이시오(Pasi Moisio)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원 연구교수,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가 참여해 서울디딤돌소득 성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두 번째 세션은 ‘소득격차 완화를 위한 세계의 소득보장 실험’이 주제다. 데이비드 그러스키 교수가 ‘소득보장제도와 기존 제도의 통합 운영’과 관련해 특별강연을 하고, 엘리자베스 로즈(Elizabeth Rhodes) 박사의 ‘샘 올트먼 무조건적 소득 연구(Unconditional Income study) 실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 세션에서 데이비드 그러스키 교수는 현금 지원 소득보장제도가 기존 사회보장제도와의 정합성을 갖추면 단기적으로는 노동 공급이 감소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의 불균형이 조정돼 노동자 권익이 향상될 수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현금지원 복지제도가 더 적합함을 강조했다.

이후 엘리자베스 로즈 박사의 ‘샘 올트먼 무조건적 소득 연구’ 실험 결과 발표가 진행됐다. 1,000명의 지원집단에 3년간 월 1,000달러를 지급한 이 실험(비교집단 2,000명)의 가장 큰 변화는 ‘지출 증가’였는데 지원집단의 식비, 임차료, 교통비 등 기본적인 의식주 관련 월평균 소비가 증가했고 비교집단 대비 타인을 돕는 비용도 더 많았다. 하지만 주당 근로시간은 1.3시간 가량 감소했고, 비교집단에 비해 실업 상태에 놓인 기간이 길었다.

세션 2의 패널 토론은 김홍기 한국경제학회장을 좌장으로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루크 쉐퍼(H. Luke Shaefer) 미시간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파시 모이시오 연구교수가 소득보장 정책실험이 불평등 해소에 미치는 영향과 의의를 논의했다.

마지막 세션은 루크 쉐퍼 교수, 로버트 조이스(Robert Joyce) 영국 알마 이코노믹스 부소장, 파시 모이시오 연구교수가 각국의 소득보장제도 현황을 공유했다. 현재 주요 선진국에선 복잡한 사회복지 제도를 간소화하려는 흐름으로 서울디딤돌소득 실험처럼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루크 쉐퍼 교수는 미국의 현 복지제도가 연방, 주정부, 지방정부에서 각각 운영돼 모든 제도를 정확히 알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디딤돌소득과 동일한 구조로 설계된 ‘음의 소득세(NIT)’를 해법으로 제시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효율적인 사회안전망 제도라 밝혔다. 아울러 과거 실험에서 단기적으로 노동 공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교육 재투자와 주거‧건강 개선에 대한 긍정적 영향으로 경제적 효과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조이스 부소장은 금융위기 이후 영국의 긴축재정은 ‘근로연령층’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기존 구직수당, 아동수당, 근로장려세, 주거보조금 등 복잡한 제도를 간소화한 ‘유니버설 크레딧(Universal Credit) 제도’를 소개하며 근로의욕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이 높은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파시 모이시오 교수는 핀란드의 주요 사회보장제도는 ‘보편적인 사회보험’과 ‘조건부 사회부조’로 나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2017년 핀란드는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는데, 고용에 미친 영향이 미미해 전국민에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복잡한 현 사회보장제도를 하나로 통합하는 개혁이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 실업급여와 노동시장 보조금을 시작으로 앞으로 주택수당 개혁도 진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3개 국가에 대한 사례발표 후 석재은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는 서울디딤돌소득 정합성 연구 참여자인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英 유니버설 크레딧을 연구한이현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이번 포럼 결과를 바탕으로 K-복지 대표모델인 ‘서울디딤돌 소득’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디딤돌소득은 소득 상승과 근로의욕 고취라는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효과가 입증됐다”며 “사각지대 없이 어려운 시민들을 보듬을 수 있으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서울디딤돌소득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전세계가 주목하는 K-복지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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