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K리그 복귀한 신태용, 울산 부활의 청사진 보여줬다

2025-08-10

신태용 감독이 13년 만의 K리그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울산 HD의 반전 드라마를 시작했다.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제주 SK와의 홈경기에서 울산은 1-0으로 승리했다. 공식전 12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2012년 성남 일화 이후 4634일 만에 K리그 사령탑으로 돌아온 신태용 감독은 단 3일의 준비 기간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좌측 윙백에 오른발잡이 최석현을, 우측에 왼발잡이 조현택을 배치하며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며 직접 득점을 노리게하는 공격적인 전술이 돋보였다. 한편 주장 김영권(35) 없이 젊은 선수들을 풀타임 기용하며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승골은 후반 27분 루빅손이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시도한 슈팅이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손끝을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VAR 판독 결과 루빅손의 슈팅이 이미 골라인을 넘었다는 판정으로 득점이 인정됐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리그 7경기 연속 무승과 공식전 11경기 무승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5월 24일 김천 상무전 이후 3개월 만의 승전고였다.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시즌 후반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실험은 짧은 준비 기간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3-4-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되 포지션 스위칭과 측면 공격 다변화를 통해 경직됐던 울산의 공격에 유동성을 더했다. 수비진도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가담하며 공격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제주를 압박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의 적응 과정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윙백들의 움직임이 아직 단조롭지만 3-4-3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조정할 계획이 있다. 선수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차츰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전술보다 분위기 전환에 먼저 집중했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선수들에게 즐기면서 경기하라고 주문했다. 훈련 때도 전술적인 부분보다 밝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라고 강조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골키퍼 조현우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K리그 통산 134번째 클린시트를 달성, 김용대의 기록(133개)을 넘어섰다. 신태용 감독은 “조현우가 수훈 선수”라며 무실점 승리의 의미를 강조했다.

궂은 날씨에도 1만명이 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신태용 감독은 “13년 전보다 훨씬 뜨거운 분위기였다. 팬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울산은 16일 수원 FC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목표로 제시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위해서는 연승 행진이 필요하다. 단 3일의 준비로 보여준 변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울산의 새로운 전성기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됐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