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담배 규제 강화 여파...현지 생산하는 KT&G에 불똥
일선 편의점에 발주 중단 고지...릴 에이블 2.0 등 타 모델 위주 판매
새로운 생산처 물색해야...오는 6월까지 장기화 조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T&G가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 3.0' 발주를 중단했다. 베트남 정책 영향으로 현지에서 조립하던 전자담배 생산공장이 멈춰섰기 떄문이다. 새로운 생산처 물색 등을 감안하면 오는 6월까지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KT&G는 전국 편의점을 대상으로 '릴 하이브리드 3.0' 기기 발주 중단을 고지했다.이번 공급난 사태는 5개월 가까이 지속될 조짐이다.
당초 KT&G는 이달 28일까지 '릴 하이브리드 3.0' 제품을 포함해 보상판매 이벤트를 진행, 할인혜택을 제공했으나 기기 물량 부족으로 이날 행사를 급히 중단했다. 이와 함께 일선 편의점에 '릴 에이블 2.0' 등 다른 기기를 중심으로 판매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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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하이브리드 3.0' 제품의 수급 불안은 베트남의 전자담배 규제 강화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베트남 정부는 올해부터 전자담배의 생산, 거래, 수입, 보관, 운송, 사용을 금지하도록 합의한 바 있다. 아직 전자담배의 구체적인 범위, 처벌 규정 등 실행 지침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전자담배와 관련된 품목의 수입 및 생산 금지 관련 조항의 추가 개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KT&G의 전자담배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KT&G는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둔 협력사들을 통해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 3.0 등 릴 시리즈를 최종 조립·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정책 여파로 해당 공장의 생산·공급이 멈춰서자 KT&G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번 수급 불안은 5개월 가량 장기화될 전망이다. 새로운 전자담배 생산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KT&G 측은 편의점 등 판매 채널에 오는 6월까지 수급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릴 하이브리드 3.0'은 지난 2023년 11월 출시된 전자담배 기기 모델이다. 스탠다드 모드, 강한 임팩트의 클래식 모드, 그리고 예열 시간을 10초로 단축한 캐주얼 모드 등 3가지 흡연 모드를 제공한다. '일시 정지' 기능도 특징이다.
일각에선 릴 하이브리드 3.0 이외 다른 전자담배 기기로 수급 불안 사태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T&G 관계자는 "지난해 말 결의된 베트남 국회의 '전자담배 생산, 판매, 수입 및 사용 금지 조치'에 따라 협력업체가 현지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릴 하이브리드 3.0'의 수급이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당사는 조속한 공급 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릴 에이블 2.0' 제품은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T&G는 전날인 20일 '릴 솔리드 3.0' 제품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시행했다.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생산된 제품이 대상이다. 해당 기간 생산된 일부 제품에서 스틱에 열을 가하는 가열부의 핀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 원인이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