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작가의 인생 기술 ‘어쩌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2025-09-03

‘행복한 고구마’ <그럴수록 산책>의 도대체 작가가 털어놓는 삶의 노하우

인생의 시련, 번뇌, 절망을 유연하게 피해가려면?

“이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면 어떻게 다치는지 알게 되었네” “대상포진에 걸리면 어떻게 아픈지 이제 알게 되었네” “코로나에 걸리면 얼마나 아픈지 알게 되었군.”

도대체 작가가 말하는 자신의 장점은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이제 이런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되었군’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천부적인 재능보다는 자칭 “꼬인 삶”을 살면서 얻은 경험의 마일리지 덕분에 얻은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그럴수록 산책> 등으로 천부적인 관찰력과 은둔 고수의 통찰력을 뽐냈던 도대체 작가의 신작 <어쩌면 의외로 괜찮을지도>가 출간됐다. ‘치밀한 계획은 없지만 요령껏 사는 도대체 씨의 인생 기술’이란 부제처럼 언젠가 꼭 써 먹음직한 전천후 삶의 노하우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프리랜서 에세이스트와 웹툰 작가에서 ‘직장인’의 크레디트를 추가한 작가의 애환이 더해진 탓일까, 이번 책의 스토리가 한층 녹진해진 느낌이다. 회식 자리에서 아부의 말을 잘하는 동료에게 야유를 퍼부으면서도 어느 순간 ‘대표님’을 위해 고기를 하트 모양으로 자르고 있는 ‘도대체 실장’의 모습을 상상하면 폭소가 터지면서도 ‘사회생활’의 쓴맛에 입맛을 다시게 되는 것이다.

시련, 절망, 번뇌, 인류애로 나뉜 4개의 장은 각각 짧은 에세이와 카툰으로 채워졌다. 그 짧은 호흡에 희로애락과 예측불허의 결말, 엉뚱한 반전까지 챙기는 작가 특유의 ‘기술’도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꾸역꾸역, 삐걱거리면서”도 마냥 목 놓아 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얼렁뚱땅 살아가겠거니” 기운을 북돋우는 책이 필요하다면, 책장을 열어볼 일이다. “함께 울고 웃으며 어찌어찌 살아가다 보면 어쩌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담긴 진한 전우애가 바닥난 당신의 ‘인류애’를 회복시킬 수 있다.

참고로 표지에 사용된 저 무표정은 “○○의 일원임을 증명하기 위해 ○ ○○의 ○○○에 가는 길”을 담은 것이다. (‘증명’ 21페이지) 오늘도 감정 제로 ‘사회인의 얼굴’로 이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내향인’ 도대체 작가의 ‘사인’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