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생각의 원리

2025-01-22

품질경영과 관리혁신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 석학 주란 박사는 다음과 같은 통찰(insight)을 제시한 바 있다.“기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관리(Control)와 혁신(Breakthrough)이 필수적인 두 가지 요소이다. 관리란 좋지 못한 변화를 방지하는 것이나, 혁신은 좋은 변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관리’활동을 통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혁신’활동을 통하여 신규고객을 창출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관리’가 고객 불만족 예방이라는 방어적 역할을 한다면, ‘혁신’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한다.

안정적 운영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추구하는 시대에, 혁신의 정의에 대하여 살펴보자. 시카고 대학 교수이자 혁신 전략가 래리 킬리는 저서 ‘혁신의 10가지 유형’에서 혁신을‘실행 가능한(viable)’실용성과 ‘새롭고 신선한 것(new offering)’이라는 독창성의 두 가지 요소로 설명했다. 따라서, 실용성과 독창성은 혁신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양초 시대에 토머스 에디슨이 개발한 전구와, 마차 시대에 헨리 포드가 개발한 내연기관 자동차는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으로 독창적이었으며, 성능 또한 기존 대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탁월했기에 실용적이었다.

2011년 한 유명 방송인이 개발한 ‘꼬꼬면’은 혁신의 이해를 돕는 국내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이 제품은 기존 매운맛의 빨간 국물 라면과 차별화된 희고 투명한 국물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기존에 없던 발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독창성은 매우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맛이 기존 유사 제품보다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 실용성은 평균 수준에 머물렀고, 결국 시장에서 일시적 반짝 유행에 그쳤다. 이 사례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독창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교훈을 잘 보여준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특별한 사람만의 전유물일까? 과학, 예술, 경영의 위대한 혁신가들은 이에 대해 흥미로운 통찰을 남겼다. 아인슈타인은 “혁신의 비밀은 그 출처를 숨기는 것이다.”라고 했고, 피카소는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혁신적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해냈는지 묻는다면 약간의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라며, 혁신의 본질이 대단히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에만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혁신의 비밀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관찰하고 자기화하는 안목(넓은 의미의 통찰력)에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누구나 많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안목을 넓히고, 의도적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혁신의 수준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관찰과 재구성(또는 재편집)의 능력, 즉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브레인스토밍(BS: Brain Storming)은 유용한 도구로 활용된다. BS의 핵심은 참여자 간 자율적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지식과 경험을 자기화하는 데 있으며, 이는 아이디어의 결합과 개선(Synectics)으로 구체화된다. 이 과정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되는 아이디어는 각자의 지식, 경험, 기질, 취향, 감정과 직관이 어우러져 질적으로 상향 평준화된다. 이러한 협력적 환경 속에서 처음에는 떠올리지 못했던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도출된다.

아이디어의 결합개선을 돕는 방법으로 비유와 은유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한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유용하다. 훈련 방식은 간단하다.“주제는 ()이다. 왜냐하면~”의 문구에서 빈괄호를 완성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은 ()이다. 왜냐하면~”이라는 문장에서, “사랑은 (전주 한지)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한지처럼) 변하지 않으니까.”라는 답안을 떠올릴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평생학습의 시대에 혁신적 생각 훈련을 통해 누구나 지역 사회와 글로벌 도약을 이끄는 글로컬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송해근 <전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미네르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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