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신년을 맞아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되고 있는 사회·정치 담론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 '썸트렌드'를 활용해 블로그·SNS·뉴스 등에서 '계엄', '사법개혁', '젠더갈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언급량과 긍·부정 감성 흐름, 연관어 네트워크를 비교했습니다. 아울러 '퍼플렉시티' 기반의 뉴스핌 [AI MY 뉴스]를 통해 주요 정치·정책 맥락을 교차 검토했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복합 이용을 통해 새로운 방향의 담론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2026년을 향한 정치의 기류는 이미 여론 속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온라인과 뉴스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소환된 단어들은 향후 갈등의 방향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계엄', '사법개혁', '젠더갈등'이다.
특정 시점에 언급량이 많은 키워드를 기계적으로 추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2026년 정치 지형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이슈를 기획 단계에서 선별한 뒤 여론의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국가 비상권력, 제도 권력, 사회 갈등을 각각 대표하는 세 키워드를 통해 여론이 어떤 지점에서 불안과 긴장을 축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9월 30일부터 12월 29일까지 약 3개월간 SNS·뉴스·블로그·X(옛 트위터) 등 검색어 데이터를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를 활용해 언급량과 연관어, 감성 반응을 분석했다.

◆가장 많이 언급됐고, 가장 부정적인 단어 '계엄'
'계엄'은 분석 대상 키워드 가운데 언급량이 가장 많은 단어였다. 해당 기간 동안 '계엄' 관련 언급은 총 26만9344건으로 집계됐다. 플랫폼별로는 X(트위터)가 17만6824건으로 가장 많았고 블로그(4만8271건), 뉴스(3만3147건), 인스타그램(1만1102건)이 뒤를 이었다.
연관어를 보면 '국회', '의원', '헌법', '탄핵', '특검', '계엄군', '민주주의', '선거' 등 헌정 질서와 직결된 키워드가 다수 포함됐다. 동시에 '이재명', '민주당', '국민의힘', '전 대통령', '장관' 등 정치권 핵심 주체들도 함께 등장했다. '계엄'이 안보 개념을 넘어 정치·사법·헌법 논쟁의 중심어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감성 분석에서는 부정 정서가 압도적이었다. '불법'(1만6931건), '혐의'(9193건), '의혹'(6409건), '체포'(5591건), '부정선거'(4458건), '범죄'(2912건), '위기'(2304건), '혼란'(2125건), '분노'(1484건) 등이 상위에 올랐다. 긍정 키워드는 '옹호하다'(1932건), '성공하다'(1681건) 정도에 그쳤다.
'계엄'은 실행 가능성과 별개로 국가 권력이 비상 상황에서 어디까지 행사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과 경계심을 응축한 단어로 읽힌다.

◆제도 개편인가, 권력 충돌인가…'사법개혁'
'사법개혁'은 총 언급량 2만2726건으로 '계엄'보다는 규모가 작다. 그러나 사법개혁 논의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정치 권력 간 충돌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된다.
연관어에는 '사법부', '법원', '대법원', '대법관', '검찰', '판사', '재판', '판결' 등 사법기관이 다수 등장했고, 동시에 '국회', '대통령', '민주당', '국민의힘', '이재명', '윤석열' 등 정치권 인물과 정당이 함께 결합돼 있었다.
감성 분석에서는 '신뢰'가 1903건으로 가장 높은 긍정 키워드였지만 '우려'(1655건), '범죄'(1339건), '비판'(1271건), '논란'(1266건), '반대하다'(613건), '반발'(468건), '폭주'(176건), '불법'(161건) 등 부정 정서 역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사법개혁은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동시에 권력 남용이나 정치 개입에 대한 의심이 겹쳐 있는 이슈다. 제도 논의 자체가 곧 정치 갈등으로 번지는 구조가 여론 속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언급량은 작지만 감정 밀도 높은 '젠더갈등'
'젠더갈등'의 총 언급량은 4608건으로 세 키워드 중 가장 적다. 그럼에도 이번 분석 대상에 포함된 이유는 이 이슈가 장기적으로 정치·정책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구조적 갈등이기 때문이다.
특히 언급의 대부분이 X(트위터·3618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젠더 갈등이 온라인 공간에서 많이 표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관어에는 '남성', '여자', '남녀', '차별', '성차별', '역차별', '혐오', '폭력', '강간죄', '법안' 등이 포함됐다. 사회문화적 갈등이 법·제도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내포한 키워드들이다.
감성 분석에서는 '갈등'(1066건), '차별'(706건), '역차별'(201건), '혐오'(169건), '무시하다'(163건), '편가르다'(137건) 등 부정 정서가 두드러졌다. 반면 '해결하다'(39건), '해소하다'(32건) 등 긍정 키워드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젠더갈등은 언급량은 작지만 한 번 형성되면 쉽게 봉합되지 않는 감정의 축적형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분석은 언급량 상위 키워드를 단순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2026년 정치적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큰 이슈를 선별해 여론의 반응을 확인하는 데 목적을 뒀다. 그 기준은 세 가지였다. 권력 행사의 한계를 묻는가, 제도 자체의 신뢰를 흔드는가, 그리고 사회적 분열이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가였다.
'계엄'은 국가 비상권력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묻는 단어다. 실행 가능성과 무관하게 여론 속에서는 이미 헌법과 민주주의의 경계선을 건드리는 상징어로 소비되고 있다. 언급량의 규모와 강한 부정 정서는 이 이슈가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집단적 불안의 형태로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법개혁'은 제도 개선이라는 이름 아래 정치 권력과 사법 권력의 관계를 다시 묻는 키워드다. 신뢰와 우려가 동시에 나타난 감성 구조는 사법개혁이 합의의 대상이기보다 충돌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 회복 요구와 정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맞물리며 갈등의 밀도를 키우고 있다.
'젠더갈등'은 언급량은 가장 적지만 감정의 농도가 가장 짙은 키워드다. 온라인 공간에 집중된 언급 구조는 이 이슈가 아직 제도권으로 충분히 흡수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갈등이 해소되기보다 반복·증폭되는 양상은 향후 정책 선택이나 정치적 동원으로 번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2026년을 향한 정치의 흐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이슈가 갈등의 언어로 먼저 소비되고 있는지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 여론은 반복과 축적을 통해 신호를 보낸다.
parksj@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