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9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는다. 의사 출신 전문성과 소통을 앞세워 의정갈등 해소라는 성과를 낸 가운데, 앞으로는 지역·필수·공공의료 확충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비대면진료 법제화, 통합돌봄 지원법 시행, 연금개혁 등 산적한 숙제 해결에도 집중한다.
질병관리청장을 역임하고 이재명 정부 첫 복지부 수장에 오른 정 장관은 지난 7월 22일 취임 당시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으로 의정갈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보건의료단체는 'K방역 영웅'의 복귀에 일제히 환영을 표했다. 정 장관 취임 사흘 후 복지부는 제1차 수련협의체 회의를 열고,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을 본격 논의하며 의정 대화 물꼬를 텄다.
이달 20일 복지부는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해제했다. 의료체계 가동 상황이 평시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판단에서다. 의료진 이탈 직전이었던 지난해 2월 대비 이달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진료량은 95%, 응급실 가동 병상은 99.8% 수준을 기록했다. 2025년 하반기 모집으로 전공의 규모는 평시 대비 76.2%까지 회복했다.
복지부는 기존 의료개혁 과제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관점에서 이어간다. 여당과 복지부, 대통령실은 지난달 초 당·정·대 협의에서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과 '지역의사 양성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했다.
의대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해 학비를 지원하고, 면허 취득 후 10년간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는 의료계 반발을 넘어야 한다. 복지부는 대학 입학부터 의무복무 사실을 인지한 만큼 의료계 반발 사유인 거주 이전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입법과 동시에 국민이 참여하는 의료개혁 방안도 수립한다. 복지부는 이달 '국민 참여 의료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보건의료 외 전문가 다수 참여와 시민 패널 운영 등으로 의료공백 해소, 응급실 미수용 최소화, 수도권 원정 진료 개선 등 실질적 해법을 모색한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비대면진료 법제화 관련해서는 의료 접근성과 국민 편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기경보 해제에 따라 27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만 전체 진료의 30% 이내에서 비대면진료를 시행할 수 있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복지부는 연내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한다.
원격의료산업협회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법제화는 단순 진료 방식 추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 지속 가능성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면서 “실제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다양한 국민 의견은 물론 진료와 처방에 실제 참여하는 의·약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 분야에선 내년 3월 시행되는 통합돌봄 서비스 안착이 시급하다.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는 의료·요양·돌봄 서비스 대상 조사, 판정, 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 기간 전담조직 구성 지자체 비율이 34.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통합돌봄 전담인력과 관련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국회 연금개혁특위 논의를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에 다다를 수 있도록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종합] 국회,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등 74건 민생법안 처리](https://img.newspim.com/news/2025/10/26/251026174913601_w.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