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지역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의 현장 인부 상당수가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건설사들이 철저한 신원확인을 통해 불법 체류자는 현장 투입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지만 인력 수급의 어려움과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불법체류 외국인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북구 흥해읍에서 공사를 하는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 현장조차도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다수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북 포항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H사 건설현장은 그야말로 외국인 천지라는 주장이다. 이 현장의 철근, 콘크리트 등의 공정을 맡고 있는 대구지역업체 D건설의 경우 외국인 인력 중 상당수가 외국인 불법 체류자라는 구체적인 주장이 나와 당국의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D건설 대표는 “포항 현장 현황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관계자에게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현장 소장에게도 사실 확인을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른 D건설 역시 현장인력 상당수가 불법체류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이 건설사는 포항 지역업체 임에도 지역민들의 일자리는 외면한체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하는가 하면 현장 자재마저 외지에서 수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신들의 현장에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는 단 한명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자재의 경우 지역에서 수급이 어려운 것들을 제외하고 전량 지역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이 현장에는 형틀, 철근 등의 공정에 상당수 외국인 불법 노동자들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재수급 역시 얼마전 까지 지역 업체와 계약을 맺어 조달해 왔지만 최근들어 계약을 해지하고 외지 업체를 통해 수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현장의 근로자들 일부는 안전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현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흡연을 일삼는가 하면 안전 장구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관할 노동당국의 지도 단속이 요구된다.
지역건설업체 관계자는 “몇년전만 하더라도 포항지역은 철강업의 특성상 기능·기술 인력은 많이 필요하지만 단순 노무직이 적은 고용구조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지만 최근들어 아파트 건설이 잇따르자 외지에 있던 외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불법체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이 모자라는 현장인력 보충과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현장 투입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상 방조 또는 묵인하면서 불법을 부채질을 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4년과 2025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 현황은 2024년 기준 3,481명, 2025년 1월 기준 19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매일신문] 포항/ 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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