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사정포 완전 궤멸”…지작사 ‘대화력전 수행본부’ 임무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2025-02-17

북한은 지난 2024년 10월 13일 ‘국경선 부근(최전방) 8개 포병 여단’이라며 구체적인 부대 수까지 공개하며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전방 서부∼동부 휴전선 전 전선에 배치돼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부대다. 북한은 이들 부대에 200여 문의 240㎜ 방사포(다연장포)와 300여 문의 170㎜ 자주포 등 약 570문에 달하는 장사정포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240㎜ 방사포와 170㎜ 자주포는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들먹일 때 주력으로 삼는 장사정포다. 최대 사거리는 240㎜ 방사포(다연장로켓)가 65㎞, 170㎜ 자주포가 54㎞에 달해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 북부를 비롯한 수도권 타격이 가능하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북한이 장사정포 300여 문 정도를 1시간 동안 손실 없이 쏜다면 수도권에 1만 6000여 발을 퍼부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방 지역에서 대규모 포격 도발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군은 화력 대기 태세 격상으로 맞불을 놓고 있어 남북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군 당국은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 장사정포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국경선 부근에 전시 정원 편제로 완전 무장된 8개의 포병 여단을 배치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 지휘부의 명령만 떨어지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만한 장사정포를 동시에 대량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한이 유도 기능이 장착된 300㎜ 신형 방사포를 실전 배치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참관한 가운데 유도 기능이 탑재된 240㎜ 신형 방사포의 시험 사격까지 진행하는 등 계속적으로 남한에 대한 대화력전 위협을 서슴치 않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신형 방사포는 유도로켓에 날개를 달아 궤도를 조정하면서 조준 타격이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장사정포 위협이 한층 유연하고 날카로워지고 있어 우리의 대화력전 대비태세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의 1개 포병 여단은 170㎜ 자주포와 240·300㎜ 방사포 등을 갖춘 4개 포병 대대로 구성된다. 1개 포병 대대엔 18문의 포가 편제됐다. 북한이 밝힌 전방에 주둔하는 8개 포병 여단에 약 570문의 장사정포 화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술적으로 5발씩 쏘면 2850여 발, 10발씩 쏘면 5700여 발의 ‘포탄비’를 서울 등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에 나섰다. 화력 대기 태세를 높여 K-9 자주포 등의 전투 대기포를 증강 했다. 이들 포를 적 도발 시 최단시간에 포상(砲床) 진지에 투입할 수준으로 대비 태세 역시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위성과 무인기 등 정찰자산을 증강해 북한군 주요 화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촘촘히 지켜보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휴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그 이남으로 포격을 실제 감행할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까.

우리 군은 북한군이 수도권을 겨냥해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배치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對)화력전을 펼친다. 즉 한미연합군의 화력 전력을 동원해 북한의 장사정포를 비롯한 개전 초기 북한군이 투사하는 모든 타격수단을 섬멸하기 위한 작전이 진행다.

대화력전 지휘·통제(수행본부) 임무는 2005년 9월까진 30여문의 다연장로켓포(MLRS)와 30여문의 M-109A6 팔라딘 자주포를 보유한 미2사단 예하 포병연대가 맡아왔지만,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정식 이양되면서 같은 해 10월부터 3군사령부 포병부(지금의 지상작전사령부 대화력전 수행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당초 작전계획에선 초기에 72시간내로 적 포병세력과 비대칭전력등에 대한 70%의 섬멸을 목표로 했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이내로 목표타격표적의 80%이상을 제압한다는 것으로 전략이 상향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진 대포병전이라 불렸지만 수도권 방어를 위해 포병뿐만 아니라 전략정보자산, 육군의 포병, 공군력, 탐지능력들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수정되면서 이에 맞춘 대비태세를 시작하고 명칭도 대화력전으로 변경됐다.

우리 군은 지작사 대화력전 수행본부로 임무가 이전화면서 임수 수행 능력 숙달과 향상, 지휘체계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대화력전 임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정보자산의 배분체계의 C4I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합동체계가 바로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Korea Joint Command & Communication System)를 구축해 미군의 자동화종심작전협조체계(ADOCS·Automated Deep Operations Coordination System)와 야전포병전술자료체계(AFATDS·Advanced Field Artillery Tactical Data System)에 대응할 수 있게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런 체계를 구축하기에는 많은 투자와 훈련의 반복이 필요해 아직까진 대대급인 사격지휘체계(BTCS·Battalion Tactical Command System)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준비와 함께 하드웨어에 대한 대대적인 전력 개편은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이다. 일단 대화력전 수행본부 중추인 육군미사일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사령부 중심으로 미군과의 정보자산 연동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다행히 하드웨어적 부분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야포 체계의 전환, 즉 견인포의 수량을 일단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K-9’ 자주포의 생산량을 1100여대 이상 증편했다. 기존의 1100여 대나 있는 ‘K-55’ 자주포 또한 대규모 개량사업을 통해 ‘K-55A1’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지속적인 화력 제공을 위해선 ‘K-10’과 ‘K-56’ 탄약보급수송장갑차 체계를 확립하고, 한국형 다연장로켓포(MLRS)인 230㎜급 신형 다연장로켓포 ‘천무’를 도입해 전술탄도탄과 강력한 화력 체계를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신형 대포병레이더를 기반으로 대박격포레이더에 불과한 ‘AN/TPQ-36/37’과 ‘아서-K’를 대체해 더욱 뛰어난 정보분석 및 탐사 등이 가능해졌다.

특히 2018년 이후 한국군은 국산 대포병 레이더를 전력화하기 시작했고 2024년을 기점으로 상당 지역에 배치가 완료됐다. 무엇보다 무인정찰기를 통한 전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호크를 도입한 것은 물론이고 공군용 중고도 무인정찰기, 육군용 군단급 무인 정찰기를 2020년대 초반에 확보해 배치했다.

이처럼 대화력전 역량 강화는 지작사의 실제 훈련 모습에 그대로 드러난다. 최근 실시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겸 지상군구성군사령부의 ‘호국훈련’ 가운데 ‘지구사 대화력전 FTX(야외기동훈련)’를 보면 알 수 있다.

주·야 연속으로 사흘간 시행되는 훈련엔 각급 부대 주둔지·진지 및 포병훈련장 일대에서 병력 5400여명과 화포 300여문·차량 1000여대 등 한미 대화력전 TF부대와 공군 전력이 참가한다. 훈련 중에는 무인항공기(UAV)와 대포병탐지레이더, K-9 자주포, 한미 다연장로켓(MLRS), 에이태큼스(ATACMS), F-15K 전투기, 주한미군의 MQ-1C '그레이이글' 무인공격기 및 A-10 공격기 등도 동원된다.

훈련에 참가하는 한미 양국군은 지구사 대화력전 수행본부 통제 아래 △감시·탐지-타격자산 표적유통 △대화력전 합동지휘체계(C4I) 운영 △다영역 대화력전 수행 △TF부대 진지 점령·변환 △적 장사정포 타격 절차훈련 및 실사격 △지속지원 및 생존성 보장 등 각급 부대별 대화력전 임무수행절차를 숙달한다.

지작사 한 관계자는 “지구사 대화력전 훈련은 한미연합 감시·탐지자산과 한미연합 지상·공군 타격전력을 통합 운용해 적 장사정포 도발원점을 조기 제거하는 타격·격멸·지속지원 절차 숙달 및 실사격 훈련을 매년 반복해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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