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 빅테크들에 세금 부과 등 강력한 통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EU는 90일이란 상호 관세 유예 기간에 미국과 "완전히 균형 잡힌" 합의 도출을 모색하겠다면서도, 협상이 결렬될 경우 메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디지털 광고 매출에 대한 세금 부과에 나설 수 있다고 알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국가별 상호 관세 부과가 시행되고 약 13시간 뒤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기로 했다. 유예된 EU의 상호 관세율은 20%다.
이에 EU도 오는 15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려던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90일간 보류했다. 이는 약 21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최대 25% 관세로, 지난달 12일 시행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25%) 관세에 대한 보복 대응이다.
EU는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미국과 협상 기회로 삼으려 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러나 협상이 실패할 경우, EU는 일시 보류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 조치를 즉각 시행할 방침이다.
더불어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한 추가 대응으로, 미국이 EU에 누리고 있는 서비스 무역 흑자를 겨냥한 보복이 옵션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미국으로 수출되는 폐금속에 관세 부과도 가능하다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사업성이 좋다. 그리고 EU 시장에 공급되는 서비스의 80%가 미국에서 온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모두에게 최선인 타협이 이뤄진 해결책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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