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도 제작된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의 산경 작가도 대기업 무역 업무 담당자로 일하다 늦은 나이에 웹소설 작가로 등단한 경우다. 그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월 매출 1억원 그리고 편당 유료 조회 수 3만 뷰를 돌파하며 한국 웹소설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글쓰기에 연륜과 경험은 강력한 자산이 된다. 늦은 나이란 없다. 경력단절여성, 투잡러… 나이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어 글을 쓰는 이들이 있다. 뉴미디어 신기술 스토리피아 랩 창작자들이다.
1975년생 정재휘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오랜 기간 일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드라마 작가로 전향했다. 드라마 공모전에 몇 차례 수상한 이후 정식 계약으로 이어졌고 드라마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는 <정장표씨 대리인> <와일드 카드> <나의 주인님> <소금별> <크로스로드> <하드캐리 박동팔>까지 6편을 출간한 웹소설 작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작업한 시나리오 습작 작품을 스토리피아를 통해 소설로 바꾸어 완성했다. 웹소설 창작에 대해 그는 자신의 창작물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지 않고 정식으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었다. 그는 ‘늦고 빠르고는 없다 타이밍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제가 2022년도 모 방송국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된 적이 있어요. 당선자들을 만나는 자리에 갔더니 저만 전업작가고 다들 투잡러시더라구요. 경찰, 변호사, 기자… 그만큼 드라마나 웹소설 작가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거죠.”
그는 특히 웹소설 쪽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사례처럼 소재만 독특하다면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되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용기를 갖고 문을 두드리세요. 과거에는 인맥이 작가 등단의 유일한 통로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공모전이 있습니다. 기존의 직업을 놓지 마시고 3~5년간 묵묵히 글을 써보고 공모전에 도전해보세요. 그래도 상을 받지 못했다면 취미로 남겨두면 되죠.”
장희재(가명) 작가는 IT 개발자 출신이다. 5년 간 직장 생활을 한 후 서른이 다 되어서 ‘자아 탐색’을 시작했고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에 돌입했다. 그는 드라마 교육원 출신으로 보조작가 생활을 하다 결혼을 계기로 최근 웹소설과 웹툰 스토리 작가로 거듭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웹소설 작가로서의 성과는 화려하다. 2권의 소설을 출간했고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웹소설 전자책도 나올 예정이다.
그는 웹소설 작가의 가장 큰 역량을 ‘엉덩이의 힘’이라고 말한다.
“웹소설의 양은 방대해요. 판타지 로맨스에 비해 현대 로맨스 장르의 분량이 더 짧긴 하지만, 웹소설은 30만 자는 기본으로 나와야 해요. 엉덩이의 힘, 성실함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또 웹소설은 빠르게 성장한 만큼 트렌드도 빠르게 달라져요. 그 흐름을 분석하며 다른 작품도 봐주는 것이 좋아요.”
장 작가는 웹소설을 쓰고 싶다면 ‘일단 써보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사실 글을 쓰라고 하면 겁이 먼저 나잖아요. 뭔가 완벽하게 쓰겠다고 시작하면 자기가 그것이 매몰되어 쉽게 포기하고 말아요. 한 문장 한 문장 그냥 좀 부족해 보여도 쓰세요. 10회까지 완성하면 내가 부족한 것이 ‘인풋’인지, ‘레퍼런스’인지 ‘어휘력’인지 ‘심리 묘사’인지 알게되거든요. 부딪혀가며 써보는 것이 바로 웹소설 장르입니다.”
장 작가가 꼽는 웹소설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리듬감이다. 스크롤하며 보는 글이라 호흡이 빠르고 간결한 문장 구사가 중요하다. 그 리듬을 체득하는 방법은? ‘다독’ 그리고 ‘다작’이다. 지름길은 없다.
“드라마는 쓸 기회조차 얻기 힘들고 운이 필요한 장르지만, 웹소설이나 장르 소설은 나 혼자 쓰면 돼요. 망해도 나만 망하는 것이고(웃음) 망했다고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겁낼 필요가 없어요.”
나이 서른에 작가가 된 그는 40대에는 글을 이용한 사업을 꿈꾸고 있다. 글을 통해 인생을 바꿨고 또 꿈을 꾸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