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숏폼 드라마,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다

2025-12-29

중국에서 제작된 숏폼 드라마가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화제를 모은 “A Summer’s Promise”는 해외 진출 첫 달에만 900만 회 재생을 돌파하며 48시간 기준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중국어 숏폼 드라마로 부상했다.

이 작품뿐 아니라 “Legends of Paris”도 해외에서 1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연속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해외 숏폼 드라마 앱 상위 20위 가운데 90%가 중국 콘텐트로 채워졌다. 중국 콘텐트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25년 1~8월 해외 숏폼 드라마 시장 매출은 15억2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4.9% 급증했다.

제작 현장의 체감도 달라졌다. 과거 저비용·대량 생산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던 중국 숏폼 드라마 제작사들은 이제 “높은 미적 완성도와 깊은 공감대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전략의 중심도 ‘규모’에서 ‘품질’로 이동했다. 저장대 미디어·국제문화원 자키르 샤(Zakir Shah) 조교수는“문화 교류의 핵심은 감정적 공감”이라며 “국적과 문화권을 막론하고 시청자들은 숏폼 드라마 속 공감 가능한 이야기에서 주인공과 같은 감정을 경험한다”고 분석했다.

숏폼 드라마의 해외 흥행은 중국 제작 산업 전반의 국제화를 가속하고 있다. ‘중국의 할리우드’로 불리는 헝디엔(橫店) 촬영 현장에서는 서구권 제작팀의 작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국 배우 파울 시어맨(Paul Shearman)은“제작 규모와 작업 속도 모두 상상을 뛰어 넘는다”며 “이처럼 빠른 리듬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헝디엔 국제 숏폼 드라마 연맹은 해외 연기자 조합과 직결되며 수만 명 규모의 외국인 배우 풀을 구축했다. 숏폼 드라마 제작에 특화된 세로 화면 운영센터도 신설돼 수천 개 전용 세트가 조성됐다. 항저우(杭州) 린핑구(臨平區)에는 지역 최대 규모의 전문 스튜디오가 들어서 ‘공안·검찰·법원’ 세트를 고도화한 촬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의 저변을 떠받치는 것은 정책 지원이다. 저장(浙江)성에서는 30여 개 시·현이 숏폼 드라마 육성책을 내놓았고 관련 지원금 규모만 100억 위안을 웃돈다. 항저우시 린핑구는 1억 위안 규모의 문화산업 펀드를 조성해 우수 콘텐트 제작을 지속해서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초 딥시크와 ‘항저우 6소룡’으로 대표된 저장성의 첨단 산업 열기가 이제는 콘텐트 산업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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