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에 합리적 소비 추구하는 소비자 늘어
명품 브랜드 잇따른 가격 인상도 한 몫…"성장세 지속 전망"
명품 플랫폼 업계가 중고 사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중고로 명품을 마련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국내 최대 중고 명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고이비토와 중고 명품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는 발란이 지난 8월 선보인 중고 명품 사업 ‘프리 러브드’의 일환으로, 중고 명품 구입에서 감정, 위탁판매까지 아우르겠다는 각오다.
이번 제휴를 통해 발란 중고 명품관에 고이비토도 입점한다.
중고 명품 판매를 원하는 고객은 발란 사이트를 통해 접수 후 발란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혹은 고이비토의 19개 전용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 실물을 위탁하면 된다.
위탁 이후 상담 및 CS 절차를 거쳐 판매 가격이 협의되며, 정품 검수는 국내 최고의 정품 검수 기술을 보유한 고이비토가 직접 진행한다. 판매가 완료되면 7일 이내에 정산된다. 이 과정에서 가품이 발생하면 발란이 200% 보상한다.
발란은 향후 반품 및 미세하자 제품으로도 취급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보고구매’ 서비스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트렌비 중고명품센터에 방문해 이용할 수 있으며, 고객들이 직접 약 1만개 상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
트렌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확인하고자 하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와 관련 서비스를 오픈하게 됐다”며 “중고명품의 경우 상품의 컨디션 확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명품 플랫폼들이 중고 명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고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명품도 중고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 등에서 구매할 수 없는 희소성 있는 모델을 소장하기 위해 중고 제품을 찾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명품 브랜드들이 계속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점도 중고 수요를 부추기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39조원에서 2025년 5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번개장터의 지난해 ‘럭셔리 리세일 보고서’에서도 전체 중고 시장 중 중고 명품의 약진이 돋보였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번개장터 이용자들의 패션 중고 거래 약 2100만 건 분석 결과로, 조사 대상 인원 전체의 60% 이상이 중고 럭셔리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 명품 중고 구매 패턴을 보면 가장 두드러진 층은 35~44세 남성과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였다. 3544 남성은 중고 명품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자로 정품 검수가 완료된 상품을 특히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중고 명품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데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식이 달라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수요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