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스타디움 시티 호텔 나가사키, 홈쇼핑 회사가 세운 축구 경기장 뷰 호텔

2025-02-28

일본 TV 홈쇼핑의 전설, 다카타 아키라

다카타 아키라(髙田明)는 일본의 대표적인 TV 쇼핑 회사 ‘Japanet Takata’의 창업자면서 오랜 기간 직접 쇼호스트로 활약한 인물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홈쇼핑 비즈니스에 발을 들인 계기는 41세 때로 지역 라디오 방송국 라디오 쇼핑에 참여한 것이 시작이었다.

첫 방송에서 그는 한 대당 2만 엔짜리 카메라 50를 단숨에 팔아 치웠는데, 이 경험으로 라디오 쇼핑을 확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나가사키 지역에서는 연 2회밖에 방송 기회가 없었기에 그는 직접 쿠마모토, 후쿠오카 등 인근 지역을 찾아다니며 라디오 방송국을 설득해 점차 방송 횟수를 늘려갔다. 그리고 결국 4년 후인 1994년,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성공에 힘입어, 그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과감히 전환해 본격적인 통신판매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그의 회사 매출은 이미 43억 1000만 엔에 달하고 있었다.

1993년 타카다 아키라는 회사명을 ‘Japanet Takata’로 변경했는데 일본 전역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담아 ‘Japan’과 ‘Net’을 결합한 이름이었다. 당시까지 라디오 쇼핑이 주력이었지만, 1994년부터는 TV 쇼핑에 참여했다. 초기에는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6개 방송국에서 주 3회, 심야 시간대에 30분간 방송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미 협력 관계를 맺은 방송국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 TV 방송 시간을 점점 늘려 나갔다.

월 20회, 30회까지 확대하며 본격적인 TV 쇼핑 시장에 뛰어들었고, 1995년 TV 쇼핑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첫해, 회사 매출은 71억 8000만 엔으로 성장했다. 그후 그는 매년 매출 기록을 갱신하며 사업을 성장시켜 나갔다. 특히 2013년에는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겠다.’는 각오로 사상 최대 실적을 목표로 삼았고, 새로운 제품 발굴, 도쿄 오피스 개설 등 혁신적인 전략이 성공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리고 2015년 1월, 그는 자신의 장남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는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사업에 몰두하며, 나가사키 지역의 활성화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TV 홈쇼핑 기업이 왜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TV 홈쇼핑의 리더인 Japanet이 최근 오픈한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축구 경기장, 호텔, 상업 시설 등을 갖춘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총 1000억 엔이 투입된 민간 주도 사업으로, 지방에서 진행된 금액으로는 일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그런데 어떻게 TV 쇼핑 기업이 지역 개발 사업에 뛰어들게 됐을까.

그 배경에는 Japanet의 대표 다카다 아키토(高田旭人) 사장의 결단이 있었다. 그는 2017년, 지역 프로축구팀 ‘V-파렌 나가사키(J2)’가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것을 보고, 이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축구 클럽을 지키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인수를 계기로 다카다 사장은 스포츠를 통한 지역 활성화를 내세우고, 이 사업을 홈쇼핑 다음인 Japanet의 두 번째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 이후 2020년에는 프로 농구팀 나가사키 벨카를 창단하며 스포츠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대규모 부지를 확보한 후,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스타디움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이른 것이다.

타카다 사장이 추진한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는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스포츠와 상업, 교육이 융합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경기장을 조망할 수 있는 호텔을 중심으로 쇼핑몰, 레스토랑, 온천 시설 등이 들어선 상업 건물, 그리고 민간 기업 및 나가사키 대학의 위성 캠퍼스가 함께 조성돼 있다. 다카다 사장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지자체가 아닌 민간 기업이 주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한 복합 시설을 조성하는 ‘스마트 베뉴(Smart Venue)’ 모델은 보통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제약이 많다. 반면, 민간 기업은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 각 시설이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는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다카다 사장이 성장한 나가사키는 인구 유출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도시였는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약 1만 3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365일 스포츠와 함께 스타디움 시티 호텔 나가사키

일본 최초의 축구 스타디움 뷰 호텔, 스타디움 시티 호텔 나가사키(총 243실)가 탄생했다. “365일, 일본 최초의 축구 스타디움 뷰 호텔에서, 특별한 감동과 편안함을.”이라는 콘셉트 아래, 단순한 숙박을 넘어 축구와 미식, 레저를 결합한 독창적인 공간을 선뵌다.

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체 객실의 약 70%에서 창문을 통해 스타디움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나머지 객실에서는 나가사키의 산과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맛있는 음식만 있는 미식 공간”을 테마로 한 다양한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이노베이티브 프렌치를 선뵈는 레스토랑,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브 공연과 함께하는 다이닝 공간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미식 경험이 가능하며, 특히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는 나가사키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숙박 요금은 1박 조식 포함 기준으로 스탠더드 시티 뷰 트윈(31~39㎡)이 1인당 1만 6400엔부터 시작하며, 가장 고급스러운 객실인 스타디움 뷰 스위트(65㎡)는 1박 7만 7200엔부터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투숙객 전용 클럽 라운지를 13층에 마련했으며, 축구 스타디움을 바라보는 사우나와 수영장, 제트 스파 시설도 갖추고 있다. 호텔 운영을 맡은 이와시타 히데키 대표는 “다양한 콘텐츠를 융합해 나가사키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365일 언제 방문해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호텔의 또 다른 특징은 일본 최초로 스타디움을 가로지르는 짚라인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피스 동 STADIUM CITY NORTH(지상 60m)와 상업 동 STADIUM CITY SOUTH 를 연결하는 총 258m 길이의 와이어를 이용해, 나가사키 항을 바라보며 약 30초 동안 스타디움 상공을 활강할 수 있다.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짚라인을 통해 스타디움을 색다른 시각에서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6층에 위치한 온천 시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지하 1500m에서 솟아나는 천연 온천수를 활용한 대형 목욕탕과 가족탕이 있으며, 알칼리성 단순 유황 온천, 일명 ‘미인탕’을 즐길 수 있다. 실내 수영장과 반노천형 제트 스파, 자동 증기 조절 기능이 있는 고온 및 저온 사우나, 냉탕까지 갖추고 있다. 스타디움 시티 호텔 나가사키의 온천 및 사우나 공간은 독창적인 콘셉트로도 주목받고 있다.

6층과 7층의 온천 시설 ONSEN & SAUNA YUKULU NAGASAKI STADIUM에서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조명과 음악 속에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빛과 소리 사우나, 동굴을 모티브로 한 조용한 공간에서 깊은 명상을 유도하는 명상 사우나, 그리고 일본(和), 중국(華), 네덜란드(蘭)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과 향기를 경험할 수 있는 와카란 사우나를 체험할 수 있다.

스타디움 시티 호텔 나가사키는 축구 경기 관람과 짚라인 체험, 미식과 온천, 사우나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 문화 공간이다. 스포츠와 레저, 미식과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이 호텔은 일본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창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출처_ www.nagasakistadiumcity.com/stadiumcity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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