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과 갖은 재료 얹어 먹는 하와이 전통음식
저속노화 유행 타고 든든한 한 끼 급부상
밥 위에 얹힌 갖가지 채소와 해조류, 그 위에는 깍둑썰기한 참치나 연어회가 큼지막하게 올려져 있다. 언뜻 샐러드와 모습이 비슷한 이 음식의 이름은 ‘포케’(Poke)다. 하와이 전통음식 포케가 2030 직장인들의 어엿한 한 끼 식사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김혜진씨(가명)는 요즘 점심시간이 되면 인근 포케집으로 향한다. 평소 체중 관리를 위해 하루 한 끼 건강식을 챙겨 먹던 그는 몇달 전 근처 샐러드 전문점에서 포케를 처음 맛본 후 자칭 ‘포케 중독자’가 됐다. “샐러드보다 포만감이 있으면서도 소화가 잘되고 재료도 다양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 ‘혼밥’은 물론 직장 동료와 함께 먹기에도 부담이 없고 무엇보다 든든하고 맛있어 국밥이나 짜장면 못지않은 한 끼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4~5년 전부터 대학가와 오피스가에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포케 매장에는 샐러드를 즐겨 먹는 젊은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 고객들도 많아졌다. 최근 ‘저속노화’ 식단 유행과 함께 더욱 인기가 높아지며 포케올데이, 슬로우캘리 등 포케 전문점이 눈에 띄게 급증했을 뿐 아니라 죽 프랜차이즈인 본죽&비빔밥에서도 포케 메뉴를 내놓았을 정도다.
‘포케’는 ‘자르다’ ‘조각내다’라는 뜻의 하와이어로, 양념에 버무린 생선회에 다양한 재료를 곁들여 먹는 하와이 전통음식이다. 보통 깍둑 썬 참치나 연어를 주재료로 각종 채소와 해조류, 견과류, 곡류 등을 간장과 참기름 양념에 섞어 먹는다.
하와이안항공 홈페이지에서는 포케를 ‘하와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으로 소개한다. 하와이 지역에 살고 있던 원주민 어부들이 갓 잡은 생선(주로 참치)을 소금과 해초, 견과류 따위와 버무려 먹던 것이 포케의 기원. 여기에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주해 온 아시아권 이민자들의 입맛이 더해지며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생선 위에 일본식 풋콩(에다마메)이나 아보카도를 토핑으로 얹기도 하고 밥이나 곡물을 넣어 든든함을 더했다.
비빔밥과 회덮밥, 샐러드의 장점을 한 그릇에 담은 포케의 매력은 무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선 대신 두부나 버섯을 주재료로 한 비건용 포케는 스테디셀러. 훈제오리, 소고기 육회, 닭가슴살, 구운 새우 등 다양한 토핑을 원하는 소스와 조합하면 내 입맛에 꼭 맞는 포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하와이나 미국에서는 원하는 재료를 하나하나 주문해 조합하는 ‘포케바’ 매장이 대부분이지만 국내에는 한 그릇(볼, bowl) 형태로 판매하는 곳이 많아 고르는 수고 없이 간편하게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조합해 먹는 경우에는 보통 현미밥이나 채소, 면 중 기본 재료를 고르고 주재료와 소스를 선택하면 된다. 추가 토핑에 ‘어니언 플레이크’(튀긴 양파)가 있다면 꼭 추가할 것. 포케의 감칠맛과 풍미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포케는 탄수화물 비중이 낮은 건강식이지만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소스 선택에 신경 써야 한다. 시저, 사우전드 아일랜드, 스리마요(스리라차+마요네즈) 소스처럼 마요네즈 기반 드레싱은 칼로리가 높은 편이니 주의하자. 다이어트 효과를 보려면 간장이나 식초, 스리라차 기반의 저칼로리 소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